“변화하고 발전하는 문화의 특성상 곧 ‘밴드음악’의 중흥기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그에 앞서 ‘음악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시가 정책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활동 토양을 마련하는 동시에, 밴드음악을 대중에게 폭넓게 알리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하겠지요.”

록음악의 계절, 여름을 맞아 인천 곳곳이 신나는 밴드음악으로 물들고 있다.

 인천지역 100여 개 밴드가 함께하고 있는 ‘인천밴드연합’의 정유천 회장은 28일 인천지역의 밴드음악 활성화를 주제로 인터뷰에 응했다.

정 회장은 인터뷰 서두에 “인천이 과거 미군기지가 있었던 부평을 중심으로 록 신(Rock scene), 클럽문화의 흐름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넘쳐났던 클럽들도 대부분 폐업하는 등 밴드음악 문화 자체가 위축됐다”고 말을 꺼냈다. 유능한 뮤지션들은 물론, 지역에서 시작한 인디레이블도 홍대로 자리를 옮긴 지 오래라는 부연과 함께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인천의 척박한 음악환경을 꼽았다. 정 회장은 “인천이 ‘음악도시’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펜타포트 음악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실상 왜 우리가 음악도시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또 “무엇보다 음악인들이 인천에 정착해 음악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전무하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부평’을 중심으로 한 인천의 음악역사를 조명, 역사를 명분으로 음악도시 조성에 접근해야 한다고 더했다.

정 회장은 “팝과 록, 재즈 음악이 부평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을 통해 퍼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당시 ‘삼릉’이라 불렸던 부평2동 인근은 전국에서 유일한 음악인들의 집성촌으로 클럽문화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역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DJ 1세대인 김광한 선생 또한 ‘전성기 시절 서울에서 찾을 수 없던 LP는 부평으로 오면 구할 수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부평이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며 “이제라도 역사를 제대로 조명하고 그에 걸맞은 음악문화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 회장은 폭넓은 대중에게서 사랑받지 못하는 밴드음악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상업적이지 않은 밴드음악 문화는 대중과 마주할 기회가 적을 뿐, 대중이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음악은 아니다”라며 “문화는 계속해 변화하고 있고 실력 있는 음악가들이 밴드음악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곧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밴드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이 이끌고 있는 인천밴드연합은 내달 3일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2013 서머 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인천에서 활동 중인 밴드들이 그간의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인 동시에 강화의 아름다움을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자리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천밴드연합은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 밴드음악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밴드문화의 중흥기를 꿈꾸며 지역의 여러 밴드 팀들이 자연스럽게 경쟁하고 이를 통해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작지만 지역의 음악적 토양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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