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타석 홈런이 가능할까?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 등 한국 영화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번 주 개봉하는 ‘감기’와 ‘숨바꼭질’도 흥행 바통을 이을지 관심을 모은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개봉 12일 만에 6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올해 최고 흥행성적을 보인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7번 방의 선물’보다도 빠른 속도다.

 개봉 6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을 돌파한 ‘더 테러 라이브’도 12일 만에 350만 명을 돌파했다.

 두 영화의 흥행 기세에 외화는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8월 들어 한국 영화 점유율은 무려 78.0%. 올해 한국 영화 평균 점유율인 56.7%보다 21.3%p나 높다.

 한 해 최고의 대목에 이처럼 할리우드 영화를 압도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한국 영화 최다 관객을 동원한 지난해에도 8월 1~10일 열흘간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60.2%에 불과했다.

 ‘설국열차’와 같은 기간 개봉한 ‘더 울버린’은 겨우 100만 명을 넘겼고, 기대작 ‘개구쟁이 스머프 2’는 70만 안팎밖에 동원하지 못했다.

 이번 주 개봉하는 ‘감기’와 ‘숨바꼭질’은 같은 기간 선보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없어 기존 한국 영화와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감기’는 순제작비만 100억 원이 든 대작이다. 신종 바이러스가 도시를 휩쓸면서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함과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450억 원이 든 ‘설국열차’에 비할 바 아니지만, 재난 스릴러를 앞세워 ‘대박’을 노린다.

 ‘무사’(2001)의 김성수 감독이 ‘영어완전정복’(2003)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들었다. 대규모 엑스트라 동원 등 거대한 스케일이 강점이다.

 손현주 주연의 ‘숨바꼭질’은 그야말로 다크호스다. 남이 사는 집에 몰래 들어와선 몸을 숨긴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스릴러 양식으로 포장했다. 손현주와 문정희의 연기를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대박의 휘발성이 있는 건 451만 명을 모은 ‘연가시’처럼 ‘괴담’에 뿌리를 둔다는 점 때문이다. ‘연가시’는 지난해 ‘곱등이 괴담’이 학생들 사이에 퍼지면서 이들에게서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2008년 일본 도쿄에서 1년간 남의 집에 숨어 살던 노숙자가 체포된 사건이 ‘숨바꼭질’의 주요 모티브다. 여기에 2009년 말 서울·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집 초인종 옆에 수상한 표식을 발견했다는 주민 신고가 잇따랐던 사건을 결합했다.

 영화사 뉴 마케팅팀의 박준경 팀장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설국…’과 ‘더 테러…’는 다른 장르의 영화인데 모두 엄청나게 잘 되고 있다. 이는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시장이 커졌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숨바꼭질’의 흥행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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