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국 사회2부
경기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행정지원국장(구 총무국장)이란 자리는 서기관급 간부공무원의 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할 구청이 있는 지자체는 대부분 구청장직 보임 1순위로 그 자리를 손꼽는다. 그만큼 조직 내에서 남다른 업무능력과 두터운 신망을 갖춘 선배 공무원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년여 동안 고양시는 이 전통(?)이 무시된 상태에서 관할 구청장직 인사가 계속됐다. 지난해 실시한 덕양구청장과 일산서구청장 그리고 올해 6월 있었던 일산동구청장 인사까지 무려 세 번씩이나 거듭해서 말이다.

이는 전국 일선 지자체를 비롯해 광역단체에서조차 전례가 없는 일로 알게 모르게 무성한 뒷말을 양산했다. “또야, 도대체 무슨 이유래?”, “시장에게 완전히 밉보였군”, “차라리 다른 자리로 옮겨 주지. 참 안됐어” 등 무척 다양했다.

일련의 과정을 겪는 동안 당사자의 마음고생을 그 누가 바로 알리요?
그런데 이 세 번에 인사 때 구청장으로 나간 2명의 전직 구청장들이 여비서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거나 수해기간 나들이 골프 등으로 잇따라 낙마했다. 더욱이 문제의 전 구청장 A씨와 B씨는 고양시 소속 전 공무원들이 올곧게 인정하는 최성 시장의 최측근 인사들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던져 준 충격과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최 시장의 모습은 아직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향후 구청장 인사와 관련, 최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헤게모니만을 고집할, 그리고 더 이상 공무원 조직 내부의 전통까지 무시할 명분도 깔끔하게 포말시키는 파도에 휩쓸렸기 때문이다.

고진감래일까? 그렇게나 물(?) 좋아하던 김승균 전 행정지원국장이 12일 드디어 일산서구청장에 취임했다.

일선 동 주민센터부터 시청 본청까지 전 직원들이 입을 모아 “당연히 그랬어야지”, “이제라도 바로잡혀 천만다행이네” 등 위로와 격려가 쏟아지며 어느새 지역사회 곳곳으로 퍼지는 메아리가 되고 있다.

만약 내년도 지방선거 때 최성 시장이 재선을 겨냥한다면 일련의 과정이 부디 그의 가슴속에 큰 거울을 세워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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