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 상점 문전박대'로 뉴스의 중심에 섰던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59)가 이번에는 배우로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5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인데, 그 역할도 흥미로워 관심을 끈다.

윈프리는 오는 16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더 버틀러'(The Butler)에서 주인공을 맡은 포레스트 휘태커의 아내 역할로 출연했다.

영화는 1952년부터 1986년까지 총 34년 동안 백악관 집사였던 흑인 유진 앨런의 일대기를 다룬다.

앨런은 해리 트루먼부터 로널드 레이건까지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으며 지난 2010년 세상을 떴다.

윈프리는 앨런의 아내 글로리아 게인스를 연기했다. 호기심 많고 수다스러운 가정주부로, 남편이 다른 가족(대통령 가족)의 삶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점이 불만스럽기도 한 경쾌한 캐릭터다.

영화는 앨런의 삶을 통해 20세기 아프리칸-아메리칸(African American. 미국 흑인)의 역사를 훑으며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를 끌어낸다고 AP통신이 15일 전했다.

윈프리는 "주인공 앨런처럼 겸손하고 품위있는 흑인 남성들이 아프리칸-아메리칸 사회의 토대를 이뤘다"며 "그 모습이 바로 오늘날 우리(흑인)의 모습이다"고 강조했다.

윈프리가 연기자로 영화에 출연한 것은 1998년 '비러브드' 이후 15년 만이다.

그사이 '샬롯의 거미줄' '꿀벌 대소동'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치고 '프레셔스' '그레이트 디베이터스' 등의 영화를 제작하긴 했지만 진짜 연기는 오랜만이다.

지금은 '토크쇼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윈프리의 출발은 연기였다. 28년 전인 198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컬러 퍼플'에 출연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986년 첫선을 보인 '오프라 윈프리쇼' 이후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그는 배우에서 TV 토크쇼 진행자로 옮겨갔고 해를 거듭할수록 '오프라 윈프리쇼'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확대되면서 윈프리는 방송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게다가 2011년 1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케이블 방송사인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OWN)를 출범시키며 사업가로도 영역을 확장하면서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런 그를 영화로 다시 불러들인 것은 '더 버틀러'의 리 대니얼스 감독이었다.

대니얼스 감독은 "윈프리는 '컬러퍼플'에서 너무나 멋졌다. 그 모습을 다시 스크린에서 보고 싶어 그간 윈프리를 꾸준히 설득해왔다"고 밝혔다.

윈프리가 '더 버틀러'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OWN이 설립 초기 고전하던 때였다.

윈프리는 "정말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더 버틀러'가) 꼭 해야할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미치도록 바빴지만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련한 윈프리지만 15년 만의 영화 출연은 그에게도 쉬운 게 아니었다. 그는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등을 지도한 연기선생을 고용했고, OWN 경영에 열중하는 와중에 연기에도 시간을 할애했다.

윈프리는 "연기를 다시 하게 돼 정말 좋았다. 놀라운 근육을 다시 쓰게 된 것 같은 느낌이었고 마치 늘 해온 일을 하고 있는 듯 했다"는 말로 연기의 기쁨을 표현했다.

하지만 또다시 연기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그는 "인생에서 내 역할은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지난 25년간 '오프라 윈프리쇼'를 통해 하려고 했던 것이 그것"이라며 "어쩌면 이 영화 역시 내가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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