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과 성인들의 하루 동안 웃는 횟수의 평균치가 발표된 바 있다. 아이들은 무려 400번이나 웃는 것에 반해 어른들은 겨우 15회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우리는 웃음을 잃어간다. 성인들이 덜 웃고 사는 이유에는, 딱히 웃을 일이 없다는 대답이 지배적이다. 그렇다. 웃을 일이 없는데 웃고 다닐 수는 없는 법. 그리고 바로 여기에 무뚝뚝한 표정의 어른들을 대변하는 아서 할아버지가 있다.

 아들과 사이는 좋지 않고, 삶의 동반자였던 아내는 병이 든 채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아서 할아버지에겐 웃을 일이 없다.

 아내를 머지않아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늘 가슴이 답답한 할아버지의 표정은 언제나 무겁기 그지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염원하듯 아서 할아버지 또한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 ‘송 포 유(원제 Song for Marion:메리언을 위한 노래)’를 통해 아서 할아버지의 행복 찾기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 메리언의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노래하는 때이다. 그녀는 지역 마을 노인들의 합창 커뮤니티인 ‘연금술사 합창단’ 소속으로, 노래는 그녀 삶의 큰 위안이다.

 그러나 이런 아내의 모습이 남편인 아서는 마뜩잖다. 병약한 몸으로 쉬는 것도 아쉬울 판에 제대로 앉거나 서기는커녕 악보조차 넘기기 힘든 몸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가뜩이나 기운 없는 아내의 기력이 합창을 통해 더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아서였기에 그는 언제나 합창단원들에게 불친절했으며 까칠했다. 그런데 이 고령의 합창단이 일을 내고 말았다.

합창대회에 나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내의 연습량은 예전보다 더욱 늘어났고, 그만큼 아서의 걱정도 커져갔다. 그러나 아내의 마음은 달랐다.

노래는 에너지의 원천이었다. 병든 모습으로 누워 있기보다는 노래하는 시간이 그녀에겐 행복했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백 마디의 말 대신 마음을 담은 노래로 자신의 사랑과 혼자 남을 남편에 대한 당부도 전할 수 있었다.

행복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결국 메리언은 세상을 떠났다. 아내를 제외하곤 아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에게 뾰족한 가시를 품고 살았던 아서는 사별 이후 더욱 외톨이가 돼 갔다. 아버지를 걱정하는 아들에게조차도 “이제는 서로 만나지 말자”는 말을 던지며 아서는 철저히 혼자가 돼 버렸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내의 무덤을 찾아가는 일과 아내를 추억하는 일뿐이었다. 그리고 그 추억의 과정에서 아서는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아내가 불렀던 노래 그리고 아내에게 불러주고 싶었던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그의 얼굴에도 행복이 물들어 간다.

‘누가 나를 웃게 해 준다면, 행복하게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에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예요”라고 한 어떤 개그맨의 말이 생각난다.

 결국 행복과 웃음은 내 안에 있는 게 아닐까? 영화 ‘송 포 유’의 아서 역시 스스로 자신의 까칠함과 무뚝뚝함을 벗음으로써 아들과 주변 이웃들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고 웃을 수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뻔한 이야기, 그러나 영원한 진리를 전하는 영화 ‘송 포 유’를 통해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위한 노래를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