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백령도에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이죠. 환경단체와 함께 ‘물범 지키기’ 캠페인을 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제 동화가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동화작가 이퐁(35·사진)씨가 이달 출간한 「백령도 점박이물범 두올이」가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겨울철에는 중국 보하이해에서 새끼를 낳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백령도 연안에서 생활하는 점박이물범에 대한 이야기로, 아기물범 ‘두올이’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친구와의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인 동화다.

지난 19일 만나 본 이퐁 작가는 “아트플랫폼 입주작가 당시 인천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을 제안받아 완성된 동화”라며 “서해 평화와 환경오염, 인천AG 마스코트 등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책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작가는 “직접적인 표현은 자제했지만 동화를 읽는 아이들이 점박이물범에 애정을 가질 수 있었으면, 또 물범을 지키기 위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완성했다”고 더했다.

그의 말대로 점박이물범의 생태를 바탕으로 ‘사랑과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동화는 곳곳에 백령도 풍광과 환경파괴에 대한 이야기까지 곁들여 어린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들을 남겨 둔다.

무엇보다 이번 동화는 최근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한 북 콘서트에서 기대 이상의 큰 호응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퐁 작가는 여기서 「백령도 점박이물범 두올이」의 낭독과 동화 스토리를 녹여 낸 자작곡 공연으로 350여 명에 이르는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상기된 표정으로 북 콘서트 당시를 떠올린 작가는 “이야기를 집중해 듣는 데다 처음 듣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어린이 관객들의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라고 뿌듯했다”며 “북 콘서트에서와 같이 우리 아이들이 ‘두올이’의 친구가 되고, 환경파괴로 개체 수가 점차 줄어가는 백령도 물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태생의 이퐁 작가는 동화 「하시구 막힌 날(2009)」과 「꾀병 한 번, 거짓말 두 번!(2012)」, 더 작가(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가 펴낸 「비정규씨 출근하세요」 등에서 독특한 상상력과 따뜻한 문체가 빛나는 글들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세 편의 동화를 묶은 단편집과 아트플랫폼 입주작가들과 함께 진행한 서해5도의 옛이야기 등을 차례로 펴낼 예정이다.

이퐁 작가는 인터뷰 말미에 “누가 읽어도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재미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아 의외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쓰고 싶다”며 또 “앞으로도 동화를 바탕으로 한 북 콘서트 등 다양한 자리를 통해 독자들과 공감을 나누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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