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영화 누적관객 수가 다음 달 1억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월에만 한국 영화가 2천만 관객을 모으는 등 폭발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월 추석 연휴를 노리는 한국 영화 라인업이 화려하다는 점도 한국 영화 시장 성장세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전날까지 8천500만 관객에 이르고 있다.

 한국 영화는 상반기까지 5천555만 명을 모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1천109만 명) 늘어난 데 이어 8월에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감기’ 등 네 편의 영화가 동시 흥행하며 사상 최초로 월간 2천만 관객 이상을 끌어모았다.

 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관객 수가 15.2%(153만 명) 감소하며 주춤했던 한국 영화는 8월에 크게 기지개를 켜며 초유의 관객 수를 기록해 연간 1억 관객 돌파에 성큼 다가섰다.

 이달 들어 평일 관객 수가 40만 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달 말까지 200만 관객 이상을 더 모을 것으로 보인다.

 8월까지 한국 영화 관객 수가 8천700만 명을 기록한다면, 1억 관객까지 남은 수는 1천300만 명 정도. 지난해 추석 연휴가 주말과 겹쳐 3일에 불과했던 데 비해 올해는 연휴가 5일이라는 점은 9월 영화 시장의 파이를 한층 키울 만한 요인이다.

 작년 9월 추석 연휴에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독주한 데 비해 올해는 두 편의 영화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황도 이런 전망을 부추긴다.

 화려한 스타 캐스팅으로 올 가을 최고 기대작인 ‘관상’은 여름 시장에서 부진했던 투자배급사 쇼박스㈜ 미디어플렉스가 벌써 마케팅에 전력투구하는 작품이다.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등 작년의 ‘도둑들’에 버금가는 충무로 1급 배우들에 더해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종석, 조정석까지 가세해 흥행몰이가 예상된다.

 CJ E&M이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사단과 함께 만든 ‘스파이’ 역시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주연의 코미디로 추석 대목을 노린다.

 지난 2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이달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가 쌍끌이 흥행을 한 데 이어 ‘관상’과 ‘스파이’의 추석 시장 동반 흥행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해 한국 영화가 다음 달 말 1억 관객을 넘는다면 지난해보다 2개월이나 빨리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작년에는 한국 영화가 11월 20일에 1억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 총 관객 수는 1억1천461만3천190명이었다.

 영진위 정책연구부 김영기 연구원은 “변동이 심한 영화 시장을 예측하기란 어렵지만, 올해 국내 영화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1억 관객 돌파 시점이 작년보다는 분명히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매년 상반기 관객 수가 연간 총 관객 수의 45~47% 정도를 차지한다는 통계로 미뤄 올해 총 관객 수를 1억2천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7~8월 한국 영화 관객 수가 이미 작년 수준을 10% 이상 웃돈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한국 영화는 남은 10~12월 최소 3천만 명을 더 보태 1억3천만 관객을 넘을 가능성까지 예견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