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공연의 큰 그림을 보지만 아이들은 소리와 표정까지 정확하게 보고 반응합니다. 공연 디테일에 공을 들이지 않을 수가 없지요. 이 아이들이 커서 다시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공연을 보러 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낮의 더위가 절정이었던 지난달 20일, 인천종합문화예술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도깨비 난타’가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어린 관객들의 박수 속에 진행됐다. 창단 16년, 완숙한 극 진행과 특화된 레퍼토리로 인천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랑극단 꼬마세상’의 무대다.

공연에 앞서 만나 본 김일준 사랑극단 꼬마세상 대표는 “어린 시절 공연을 많이 접해야 성인이 됐을 때 그 향수와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의 잠재적인 문화소비고객을 키우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사랑극단 꼬마세상은 긴 역사와 지나간 시간만큼 갖춰 나간 다양한 레퍼토리, 안정적인 운영으로 지역 극단 중에서도 단연 활발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아동극단이다.

시작은 지난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던 김 대표는 서구문화회관 개관 초 공연·기획 담당자를 맡아 공연문화계와 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에는 문외한인지라 서울·경기도권의 거의 모든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각 기관에서 여는 기획·연출·조명에 관한 교육과정을 공부했다”며 “작품성과 관객호응도 등을 고심하기 시작할 즈음부터 내 극을 공연해 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고 2년 뒤 꼬마세상을 설립했다”고 소회했다.

하지만 시작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큰 꿈을 품고 어린이 극단을 세웠지만 초기에는 관객 개발부터 시작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세트 이동 중 부상을 입는 등 이동 공연의 애로를 모두 겪었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사랑극단 꼬마세상은 현재 교육극·가족극·인형극을 포함한 30여 개의 레퍼토리를 갖추고 정기공연,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 신나는 예술여행(전국 순회), 사회문화예술교육 등 연간 300회 이상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수년 전부터는 단원 7명의 월급을 챙겨 줄 수 있는 여력도 갖췄고, 2011년에는 서구문화회관 상주단체로 선정됐다. 소규모 극단이 이처럼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육극’에 포커스를 맞춘 극단 운영 방침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감성을 키워 줄 수 있는 명작 공연도 좋지만 아이들이 자라나는 데 꼭 필요한 안전·성·기후교육 등을 극에 녹여야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결국 교육극은 우리 극단이 가진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현장의 눈높이에 맞춰 극을 지속해 보완한 것도 오랜 시간 관객의 호응을 유지할 수 있었던 큰 이유다. 여전히 꼬마세상은 카페를 통해 올라오는 공연 후기에 집중하고 관객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받아 공연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김일준 대표는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극, 아이들이 한 번 보면 잊지 않고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있는 현장체험 교육극을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며 “사랑극단 꼬마세상을 떠올리면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체험극 극단’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그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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