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2)가 영국의 한 독립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고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어산지는 25일부터 내달 6일까지 런던에서 열리는 레인댄스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고 영화제 주최측이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엘리엇 그로브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어산지가 위키리크스를 가지고 한 일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교과서적 사례"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로브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배급 통로와 씨름하는 영화인들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를 조명했다"고 덧붙였다.

어산지는 현재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한 처지여서 출품작의 DVD를 보고 심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성폭행 혐의로 스웨덴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했다. 이곳은 영화제가 열리는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와도 멀지 않다.

레인댄스 영화제는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독립영화인들을 지원할 목적으로 개최되며 올해로 21회째를 맞는다.

이번에는 어산지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미디어스탠'(Mediastan)도 상영된다.

한편, 스웨덴 경찰은 지난 2010년 위키리크스 자료가 든 어산지의 가방이 사라진 경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어산지는 당시 스웨덴에서 독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정보기관 요원들이 가방을 훔쳐간 것 같다며 스톡홀름 알란다 국제공항 주재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그는 문제의 가방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증거가 담긴 노트북 3대가 들어 있었다며 "미국이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막으려고 갖은 시도를 하던 때였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2010년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오는 4일 스웨덴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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