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은 화려한 경력과 학벌을 자랑하고 있다. 명문으로 일컫는 서울대를 졸업했고 미국 명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선친의 자수성가로 이룬 중요기업을 경영했다. 그 뿐인가. 스포츠 외교로 월드컵을 유치, 세계 `4강 신화'를 이루는데 주역을 맡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상당한 국위선양에 공적을 자부한 그가 이번 대통령후보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미 예측돼 온 터다. 하지만 과연 그가 대통령후보 자격이 있는지에 관한 검증은 이제부터다. `정몽준 집중탐구'란 최근 한 신문의 특집보도에서 그의 성격이 비춘 도덕성이다. 그가 현대중공업을 이끌 당시부터 국회의원, 국·내외적으로 축구협회를 이끌어 오면서 주변에서 겪은 업무 스타일에 대한 논란이다. “신사다운 풍모와는 달리 자기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언행은 폭군에 가깝다”는 비판은 현대와 의원회관, 축구협회 등 주변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란 점이다. 그의 밑에서 일한 현대중공업의 한 임원은 “회의 때 보고를 제대로 못하거나 답변이 시원치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박살이 난다. 다혈질인 데다 성격도 급해 숨 쉴틈없이 몰아붙여 인간적으로 모욕감을 느낄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얘기고 월드컵 유치활동을 도운 한 외국계 회사 사장은 “정몽준이 해외 현지에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박사학위까지 가진 사람인지 의심스러웠다”는 보도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흑백논리가 너무 분명하다. 50m나 100m에서 보면 누구나 좋아할 스타일이지만 10m안에서 잠시 같이 있으면 금방 그 정체를 알게 된다”고 할 정도다. 의회민주주의를 주창하는 나라에서의 고위관료는 물론 더구나 국민이 뽑는 대통령후보에 대한 도덕성은 검증의 한 대목으로 중요시하고 있다. 정 의원의 이런 발자취는 검증을 거쳐 확인될 사안이지만 본인이 시인을 가정할 때 국민들이 이를 여하히 받아들일지 지켜볼 사안이다.
(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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