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72) 감독이 6일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무사시노(武藏野)시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몇 번이고 그만두겠다고 말해 소동을 일으킨 인간이지만, 이번에는 진심이다"고 정식 은퇴임을 강조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지금 다음 작품을 생각하면 (완성까지) 5년 이상이 걸린다"며 "나의 장편 애니메이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은퇴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는데 은퇴 이유가 나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야자키 감독은 앞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장편 애니메이션 이외의 일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브리가 추진하는 작품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전해주는 게 일의 근간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왔다"며 그간 작업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마지막 작품 '바람이 분다'가 군국주의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관해서는 "제작진, 가족, 심지어 스스로에게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고 거기에 어떻게 답할지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으므로 보면 알게 된다"며 "꼭 돈을 내고 영화를 봐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이 작품은 7월 20일 일본에서 개봉했고 한국에서는 이달 5일 상영을 시작했다.

지난달 26일까지의 누적 관객 수가 649만 6천388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70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돼 있다.

미야자키 감독은 1979년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의 성'으로 극장영화 감독에 입문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과 미국 아카데미상 장편애니메이션상 등을 수상했다.

1978년에 처음 연출한 TV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 외에도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등 다수 작품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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