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물은 인류의 공동 관심사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기 위해서는 유아 때부터 교육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저탄소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지구본 공을 던지고 받으면서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있는 곳이 육지인지 바다인지 확인하게 하는 실험이 있다. 그 실험 결과 육지가 10번, 바다가 20번 나왔다. 실제로 지구는 육지 33.3%에 바다가 66.6%다. 이 실험은 물과 관련된 과학, 물의 중요 이슈 등을 교육하는 ‘Project WET(Water Education for Teachers)’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물 실험처럼 사실은 언제나 명확하다. 바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고효율의 차세대 물 관리 인프라 시스템 구축사업을 이끌고 있는 Smart Water Grid(이하 SWG)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최계운(57)인천대학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가 물 환경 분야의 산증인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음은 최 단장과의 일문일답.

   
 

-Smart Water Grid연구단장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SWG는 무엇인지.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녹색성장(Green Growth) 선도국가다. 인천에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되면서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의 삶 속에 더 깊숙이 들어오게 됐다.

녹색사업인 SWG는 국토교통부 R&D사업으로 ‘Smart Water Grid(Water Grid 지능화)’를 말한다. ICT를 이용한 고효율의 차세대 물 관리 인프라 시스템 구축이 연구목표인데 4년 동안 약 320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SWG는 우리나라 물 관리에 어떤 도움이 있는지.
▶SWG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께 세계 최고 수준의 물 복지국가가 된다. 수자원 확보 및 수자원 격차 해소, 수질 및 물 공급 그리고 안정성 확보, 저에너지 고효율 지능형 유지·관리가 이뤄진다.

그 결과 수자원 자립률이 30% 높아지고 도시 물 공급 시스템상의 문제점이 반 이상 해결된다. 또 도시 내 물 관련 운영에너지 감소와 유지·관리 비용의 20%가 절감된다.

-그렇다면 전세계 물 시장이 바뀔 수도 있는지.
▶에너지·환경산업은 미래 산업이다. 특히 한국에는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관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다.

SWG 기술의 가장 중요한 기대성과는 미래 환경산업인 물 관리 기술을 통한 세계 시장의 선점이다. 통합기술과 표준화기술을 선점해 ICT와 융합된 기술 개발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래 물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천살리기추진단에서도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지난 2004년 1월 전국 최초로 조례를 통한 민관 합동 추진단을 구성, 4년 동안 민간대표 공동추진단장을 맡으며 인천의 하천살리기를 시작했다. 각계각층의 하천살리기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4개 하천(공촌천·장수천·굴포천·승기천)에 수백에서 수천 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하천지킴이를 양성했다.

또 하천과 관련한 교육 및 실천 활동으로 하천에 대한 시민 의식 제고 및 하천살리기 시민 실천 붐 조성에도 노력했다. 그 결과 죽어가던 굴포천이 지금은 인근 주민들의 새로운 걷기 명소가 됐다.

-몽골 나무심기 사업에서의 활동과 큰 성과가 있다면.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은 몽골의 황사·사막화 방지를 위해 인천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매년 12㏊에 2만 그루씩의 나무를 심어 녹색성장 실천에 직접 기여하는 사업이다.

특히 식목행사에 중고생을 참여시켜 저탄소·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직간접적으로 환경 실천에 참여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재는 몽골 지역주민과 함께 조림장을 조성하고 관리해 아시아에 대한 우리나라의 희망과 관심을 보여 주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고, 세계적 환경문제 해결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제적 탄소배출권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세계 기후변화가 심각한데 지난해 GCF 유치 후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GCF 사무국 유치, 2014아시안게임 개최 등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되면서 인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녹색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변화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글로벌 녹색환경을 주도하는 선진 도시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또 기후변화 테마의 적극 개발로 전세계 기후변화 거버넌스 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환경의 심각성을 교육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은 없는지.
▶21세기에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재앙은 무수히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담수의 부족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에 해당하고 갈수록 물 사정이 어려워져 오는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 물은 인류의 공동 관심사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교육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저탄소 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환경교육은 유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유아용 환경게임·애니메이션 개발, 유아 환경교육 교재 제작, 도시생태교육 등이 이뤄져야 하고 청소년 생태환경캠프, 환경탐사와 온 가족이 참여하는 가족 환경 자원봉사 등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줘야 한다.

기업과 지자체도 기후변화교실, 시민환경지도자 양성, 에코리더 양성 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렇다면 대학교수로서 현재 인천교육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깨끗한 물은 먹을 수 있고 사람 몸에 좋다. 그러나 오염돼 폐수가 되면 독이 된다. 교육도 물과 같아서 깨끗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보약이 된다. 그러나 지금의 인천교육은 오염된 폐수라 생각한다.

인천교육의 위기는 오래됐다. 인천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붉은 색 경고음들은 이미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저소득 학생들의 교육기회 부족으로 인한 교육 빈부격차, 10년 가까이 계속돼 온 전국 최하위 학력, 원도심과 신도시 간 교육격차, 우수 학생 유출 등 교육 현안이 쌓여 있지만 치료는커녕 상처만 곪고 있다.

또 교권은 계속 무너지고 있고 해마다 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로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은 매일 마음을 졸이며 산다. 인성과 창의교육은 잘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은 “우물이 마르고 나서야 우리는 물의 가치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교육에 물이 마르기 전에 인천교육을 살려낼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문제점이 많은 인천교육의 해결책이 있다면.
▶인류사회에 있어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는 예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폐가 걸린 가장 중요한 중대사였다. 치수가 왕의 으뜸 통치정책이었다면 치교(治敎)는 인천교육의 위기에 생명수와 같은 교육정책이다. 감동을 주는 교육협력과 신뢰받을 수 있는 교육서비스가 필요하다.

학력수준을 높이기 위해 과감히 외부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교사 간 내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 강사와 박사인력을 공교육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교직문호를 개방하고 학교 교사들 중 스타 교사를 만들어 개방형으로 학교 이동식 수업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또 원도심과 신도시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재학교 유치, 기숙사 건립과 기숙사비 무상 지원 등 피부에 와 닿는 원도심 교육 재생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우수한 지역 학생들을 위한 파격적인 정책자금 지원책도 필요하다. 인천시와 연계한 중·고교 교육비,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건강한 물을 만들어 아이들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깨끗한 교육으로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돈 안 드는 개운한 교육도시, 글로벌 창의교육도시, 최고 교육도시 인천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최계운 단장 이력
-학력
▶인하대학교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공학석사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경력
▶2003.04~2009.08 인천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센터장
▶2004.03~2008.03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장
▶2009.01~2011.05 국제도시물정보과학연구원장
▶2011.03~현재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2011.09~2012.03 인천대학교 도시과학대학장
▶2012.01~현재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2012.10~현재 국토교통부 스마트워터그리드연구단장
▶현 인천대학교 도시과학대학 건설환경공학전공 교수
-수상 내역
▶1995년 한국수자원학회 학술상
▶2002년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과학기술 우수논문상
▶2003년 대한민국 국민포장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