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관광객 급증으로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감소됐다고 한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이 밝힌 지난 7월중의 경상수지가 4억2천59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석달연속 흑자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흑자액은 지난 6월의 17억990만달러에 비해 무려 75.1%나 줄어들었기 때문에서다.
 
더구나 지난달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한국 관광시장의 최대 고객인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한 반면에 내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는 관광 목적의 내국인 출국이 급증한 데다 업무나 친지방문, 유학연수 등을 위한 출국도 증가추세여서 여행수지 전망을 어둡게 한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보도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지난달 외래관광객 입국자수는 전년도 같은기간보다 17.9%나 감소한 37만7천명이었다고 했다. 이런 감소세는 사스로 인해 지난 3월이후 지속돼온 급락세에선 벗어났으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요인중 지난달 일본인 관광객은 12만4천명에 불과해 전체 관광객중 일본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1월까지만 해도 40.4%에 달했으나 지난달엔 무려 32.9%나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내국인 출국자수는 작년동기보다 0.6%가 늘어난 73만명으로 사스발생이후 처음으로 증가되었다. 특히 지난 6월에 비해선 24만5천명 이상 늘어나 내국인의 해외여행 심리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것은 한국 관광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특화된 관광상품의 부재와 비싼 물가, 교통불편, 비효율적인 관광마케팅 등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들어선 한국관광의 가장 큰 고객이었던 일본 중·고교생들의 수학여행도 거의 대부분 취소됐고 미국과 중국인 관광객도 지난 7월말까지 각각 14.6%와 20.3% 감소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일본의 인기연예인을 한국문화관광 홍보친선대사로 위촉하고 판촉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과 동남아지역 등에 대해서도 한류열풍과 사스이후 인기가 치솟고 있는 김치와 인삼 등을 테마로 공략한다고 하니 기대할 수밖에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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