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 벤치마킹을 명분으로 내세워 인천시가 5천만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직원들에게 관광위주의 해외여행을 보내고 있어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공직내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여행비용 규모와 목적의 적합성 여부를 논외로 치부하더라도 시가 내세우는 명분이 너무 어이가 없어 가히 충격적이다. 시는 왜 떳떳하게 여행목적을 밝히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려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보도에 따르면 월드컵 인천경기의 성공개최에 따른 직원들의 사기앙양과 관계공무원의 해외연수를 통한 견문과 안목을 넓혀 시민에게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천시는 5천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계공무원 해외연수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월드컵 시책 추진부서 36명을 나눠 문화관광국장과 월드컵 추진기획단장을 각각 단장으로 1진은 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간 싱가폴, 홍콩, 마카오 등을 다녀오고 2진은 다음달 2일부터 6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고베, 오사카 등을 여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가 내논 `해외연수' 명분이 궁색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시는 해외연수의 명분으로 각 국의 교통종합대책 및 대중교통운영, 도시녹화사업 등 각 분야에 걸친 벤치마킹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행계획서를 보면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진의 일정을 보면 명치신궁 시찰, 오와쿠다니 계곡, 후지산 관광, 도돈보리 관광, 유니버셜스튜디오 저팬 관광, 금각사 관광 등 4박5일간의 일정이 시찰과 관광으로 빼곡이 채워져 있으니 어느 시민이 인천시의 명분을 수긍하겠는가.
 
그러다 보니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해외연수와 관련해 대상자가 제대로 선정된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사회단체에서는 수해의 아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단지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이유로 수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관광성 외유를 하겠다는 발상은 시민혈세를 남의 돈 정도로 생각하는 발상이라고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공직자들의 제대로 된 해외연수를 문제삼거나 질책하는게 결코 아니다. 선진국 도시의 벤치마킹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시 공무원들의 책무중의 하나다. 다만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로하기 위해 해외에 관광을 좀 보내겠다'고 솔직하게 공표하는 것이 떳떳한 처사라고 보는 것이다.

시 예산은 엄연히 시민의 돈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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