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 serendipity(세렌디피티)는 뜻밖의 행운, 우연한 발견을 뜻한다. 이 단어의 유래는 영국의 작가 호레이스 월폴의 동화 「세런디프의 세 왕자들」에서 전해진 말이다.

 동화의 이야기는 여행을 떠난 세 왕자의 모험담으로, 원래 자신들이 바라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행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한 채 마무리된다. 그러나 그 여정을 통해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세렌디피티는 이 동화의 왕자들이 얻게 된 뜻밖의 결과물에서 유래해 ‘뜻밖의 행운’, ‘우연한 발견’을 뜻하는 단어로 자리잡게 된다.

오늘 소개할 영화 ‘세렌디피티’ 역시 이 단어의 의미를 담아낸 작품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세 왕자의 모험담이 아닌 크리스마스 이브, 뉴욕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설렘으로 가득한 뉴욕의 한 백화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물을 고르느라 모두들 들뜬 분위기. 이때 사라와 조나단은 단정한 디자인의 장갑을 집어 든다.

그런데 이런, 두 사람은 마지막 남은 하나의 장갑을 동시에 선택했던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잠시 나눈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 처지. 어쩔 도리가 없이 황홀했던 크리스마스 이브의 인연을 뒤로하고 작별인사를 건네게 된다. 그러나 헤어짐이 아쉬운 조나단은 연락처 교환을 제안한다. 하지만 사라는 지금의 인연을 운명에 맡기자는 말을 한다.

평소 운명적인 사랑을 원했던 사라는 자신의 주소를 적은 책 한 권을 고서적에 팔겠다고 말하며 이 책을 조나단이 발견하면 그날 연락해 다시 만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조나단에게도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5달러 지폐로 솜사탕을 사 먹은 뒤 언젠가 그 5달러가 사라 자신에게로 돌아오면 연락하겠다는 엉뚱한 제안에 두 사람은 운명에 미래를 맡긴 채 헤어지게 된다.

이후 사라는 5달러 지폐를 볼 때마다, 그리고 조나단은 헌책방을 지날 때마다 혹시 찾게 될지도 모를 상대방의 연락처를 살펴보게 되지만 매번 결과는 그들의 기대를 빗나가고 만다.

그날 이후 흐른 시간이 어언 7년, 이제 각자의 연인과 결혼을 앞둔 두 남녀의 인연은 그 첫 만남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것일까?

단 한 번의 만남 그리고 서로를 향해 느꼈던 운명적인 이끌림. 하지만 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 연락할 길이 없었던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막을 내릴까? 그 결과는 독자 여러분께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 어떤 결과라 하더라도 이 영화는 동화 「세런디프의 세 왕자들」처럼 자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으로 나아가는 그 과정을 통해 값진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세렌디피티,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이 단어, 하지만 모든 행운의 마법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바로 그 과정을 통해 성취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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