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개인을 조명하는 문학관은 많아도 19세기 말부터 1948년 무렵에 이르는 근대문학사 전반을 아우르는 곳은 ‘한국근대문학관’이 유일합니다. 인천시민들이 문학과 근대 인천의 모습을 오롯이 느끼고, 많은 것을 배워 가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최초의 종합근대문학관인 ‘한국근대문학관’이 지난 27일 인천시 중구 해안동2가에 개관했다. 2007년 인천문화재단이 개인 소장가에게서 한국학 컬렉션 2만9천여 점을 인수, 공공전시를 위해 문학관 조성을 추진한 지 7년여 만이다. 초대 관장은 이현식 문학평론가(전 인천문화재단 기획경영본부장)가 맡았다.

개관을 앞두고 만난 이 관장은 “근대 개항도시 인천에 걸맞은 국내 최초의 종합근대문학관”이라며 “아트플랫폼·짜장면박물관 등 인근 문화시설들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학관 개관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개항기 창고 건물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인천아트플랫폼과 같이 1930년대 창고와 김치공장으로 쓰이던 옛 건물을 개조해 운치를 더한다. 인천시 재정이 지속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55억 원에 이르는 예산 투입은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다.

이에 대해 이 관장은 “기초예술인 ‘문학’의 활성화는 결국 인천이 지향하는 ‘문화예술도시’의 근간이 되는 일이라는 데 공감을 같이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무엇보다 현재 재단 소유의 한국학 자료 중 무려 180여 점이 문화재청이 인정한 문화재급에 해당된다”고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근대문학관은 근대문학과 관련된 자료의 수집과 보존이라는 기본적인 역할 외에도 근대문학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전시, 문학과 인문학을 매개로 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설전은 김소월의 ‘진달래꽃’, 한용운의 ‘님의 침묵’ 등 근대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 모두를 원본으로 전시했으며, 또 함세덕·김동석·배인철 등 인천에서 나고 자란 문인들을 따로 조명해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기획전은 연평도 출신의 시인 기형도의 작품을 주제로 한 회화·사진·영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관장은 “내년에는 근대기 최고의 아동문학가인 방정환을 조명하는 기획전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내로라하는 강사진이 함께하는 세계문학특강 등 인문학 강좌와 문학 강좌도 지속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학관이 활발해지려면 실상 교육이 핵심”이라며 “일반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중·고등 국어교사를 위한 문학사 집중강좌를 통해 학교교육과의 연계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근대문학관은 기존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해 오던 AALA문학포럼, 한국문학포럼, 문학과 인문학 축제, 문학관 총서 발간 등을 주요 업무로 삼는다.

마지막으로 이 관장은 “나 또한 그랬지만 인천에서 나고 자란 시민 상당수가 우리 지역이 문화적으로 열악하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국에서 유일한 ‘한국근대문학관’을 찾은 시민들이 인천이라는 도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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