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엽 사회부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내다버린 인면수심의 20대 패륜아가 1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사건 발생부터 피의자 송치까지 47일, 실종자 수색에만 5천여 명의 경찰력이 동원되고 500만 원의 포상금도 걸렸다.

하지만 장시간 실종자를 찾지 못해 자칫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었다. 이미 실종된 모친의 둘째 아들 정모(29)씨가 용의선상에 있었지만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하고도 직접 증거가 충분치 않아 풀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경찰은 끈질기게 정 씨의 주변을 수사했다. 그가 집에 있는 컴퓨터를 포맷하고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사용한 차량의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까지 없애는 등의 치밀한 범행 정황을 차근차근 밝혀나갔다.

또 범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 씨 부인 김 씨를 상대로 심리변화를 유도, 마침내 모친의 시신이 유기된 곳을 찾아냈다. 결국 경찰은 정 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그러나 경찰 수사의 아쉬움도 있다. 정 씨 부인의 자살로 이 사건과 관련한 사망자가 1명 더 늘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이미 정 씨의 자살기도를 목격한 바 있고, 정 씨 부인 김 씨에게도 살인 등 같은 혐의를 적용하고서도, 또 김 씨 집 앞에 2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놓고서도 그저 전화 한 통화 걸어 출석을 요구했다.

궁지에 몰린 사람이 극단의 결정을 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경찰은 이를 방치했다.

정 씨 부인이 살인사건에 얼마나 가담을 했는지, 얼마나 치밀하고 계획적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사건 해결에 있어 생명과 인권, 안전을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우려의 시선 또한 거두어 들일 수 없다.

한 명의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이번 사건의 2% 부족함이 앞으로의 수많은 수사에서 채워지기를 기대하고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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