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졌던 매력남 괴테

독일의 문화를 한 단계 진보시킨 사람은 단연 요한 볼프강 괴테이다. 위대한 문학가였던 그는 세계적인 작품 '파우스트'와 나폴레옹도 7번이나 읽었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통해 독일을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인물 중에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문학가로서의 능력만이 아닌 해부학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이룬 과학자로서, 무대감독, 배우를 겸한 연극지도자로서, 또 미술을 사랑하고 연구했던 예술가로서의 재능까지도 갖추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 완성된 아름다운 시는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녹였으며 그로 인해 그는 많은 스캔들을 뿌리는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가 사랑했던 여성들은 한 두 명이 아니었으며 친구의 약혼녀부터 50살의 나이 차가 나는 소녀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했다. 괴테의 이런 독특한 사랑방식은 그의 작품활동에 있어 훌륭한 거름이 되어주었고 이로 인해 괴테의 시는 남자가 청혼을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묘약으로 큐피트의 화살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괴테는 독일인들의 마음속에 대 문호로써 때로는 사랑의 전달자로서 친숙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이 얼마나 정열적으로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괴테의 삶에서 독일인들의 모습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괴테 하우스'

지금은 현대적인 색채가 더욱 강하게 드러나 있는 '프랑크푸르트'는 괴테가 태어난 곳이자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초고를 완성한 곳이기도 하다. 유럽 교통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이곳은 독일 연방은행의 본부가 들어서 있는 등 지금은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19세기에 한때 독일의 수도를 지내면서 황제의 선거나 대관식을 치렀던 시청사나 대성당 등은 아직 옛 모습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지금의 모습과 묘한 어울림을 연출해 낸다. 그리고 마인 강 평원에 자리잡고 있는 이점으로 산과 나무 등의 녹지로 뒤덮여 있어 부드러운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단연 괴테의 생가다. 이곳은 단지 괴테의 흔적을 더듬어 보려는 목적이 아닌 이 집 자체를 구경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몰리고 있다. 그만큼 괴테의 생가는 이미 독일의 명소가 되었다. '괴테 하우스'는 세계 2차 대전으로 파괴되었다가 4년여에 걸친 복구공사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고 독일 복구기술의 최고의 걸작품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그만큼 이곳에 들어서면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있다. 모두 5층으로 이루어진 이 집은 4층까지 개방되어 있는데 각 층과 각 방들이 모두 개성 있게 꾸며져 있다. 괴테의 작품과 회화들을 소장해 놓은 박물관과 함께 자리잡고 있는 이 집은 따로 안내원이 안내를 맡을 만큼 볼거리도 풍성하고 얽힌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1층에는 부엌과 식당이 자리잡고 있는데 18세기 귀족들의 전형적인 부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궁이와 난로, 괴테가 어머니를 위해 만들었다는 의자겸 사다리 등이 놓여져 있고 중세시대의 아름다운 접시와 여러 가지 집기들이 장식돼 있다. 또 식당은 '푸른 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우아한 분위기의 식당 그대로였다.
2층은 '북경의 방'과 '음악의 방'으로 꾸며져 있다. '북경의 방'은 3개의 방이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바로 손님을 위해 연회를 베풀던 장소로 쓰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또 '음악의 방' 역시 피아노와 당시의 악기들로 가득 차 있어 독특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3층에는 독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커다란 천문시계가 놓여져 있다. 날짜, 연월일을 표시하는 문자판과 순금으로 만든 시계판, 별자리, 일력, 서기, 요일까지도 알려주는 계기판 등으로 장식되어 있고 특히 태엽 감는 시기를 알려주는 귀여운 곰 인형장식은 제일 인기가 높다. 3층에는 각각 어머니 방, 아버지 서재 등이 있고 그 옆으로 이어져 있는 '그림의 방'에는 사방이 빈틈하나 없이 크고 작은 그림 46점이 전시돼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4층에는 괴테가 주로 글을 썼던 그의 방이 기다리고 있다. '시인의 방'으로 불리는 이곳은 높은 책상이 놓여져 있는데 주로 서서 글을 썼다던 괴테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했다. 이렇듯 이곳에서는 괴테의 흔적 외에도 옛 독일인들이 누렸던 귀족적이고 품위있는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

괴테의 하우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그 유명한 '오페라 극장'이 우뚝 서있다. 르네상스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또 프랑크푸르트의 명소로 뢰머광장과 시청사를 들 수 있고 하루에 세 번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니콜라이 교회', 프랑크푸르트의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성 바돌로메오 성당'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이 바로 '작센하우젠'이다. '괴테 하우스'만큼 유명한 이곳은 저렴하고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과 술집으로 빽빽이 들어서 있다. 독일 전통 바비큐 요리에 독일의 자랑인 맥주 한잔을 곁들인다면 다시없는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독일은 각 도시마다 뚜렷한 개성과 색깔을 띄고 있다. 그중 '프랑크푸르트'는 '물 좋고 정다운 분위기를 가진 아름다운 도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상업과 금융이 발달한 도시이지만 이렇듯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띄고 있는 것은 괴테라는 낭만적이고 예술적인 한 사람에 의한 몫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프랑크푸르트'를 '괴테의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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