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K팝 시장의 80% 이상이 아이돌 음악에 치중돼 한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대중음악사운드연구소와 함께 작성·공개한 'K팝의 특정 장르 편중 현황과 대책' 자료집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요 차트 가운데 하나인 가온 차트의 지난해 결산 차트 톱 100을 장르별로 분석한 결과 아이돌 가수의 음악이 82%나 차지했다.

팝(8%), OST(5%)가 그 뒤를 이었으며, 기타 힙합·록·포크 등 다른 장르는 1% 아래에 머물렀다.

유 의원은 "1990년대 중반 케이블 방송이 시작되면서 연예 프로그램의 비중이 급격히 늘었고, 아이돌 중심 연예기획사들은 홍보 매체가 필요했다"며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방송에서 '아이돌 붐'이 생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이 출연할 기회를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같은 기준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와 일본 오리콘 차트를 분석했을 때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빌보드 차트의 경우 팝 장르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록(26%), 컨트리(13%), 힙합(13%), 알앤비(4%), 일렉트로닉(4%) 등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팝 장르도 레이디 가가나 마돈나 같은 '뮤지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한국식 '아이돌 가수'의 음악은 10% 언저리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또 지난해 일본 오리콘 차트도 팝 35%를 비롯해 아이돌 31%, 록 20%, 힙합 5%, 알앤비·솔 3%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유 의원은 "아이돌 음악의 점유율이 80%가 넘는 국내 대중음악 시장 구조로는 영미권 진출이 제한적"이라며 "한류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싸이가 넘지 못한 빌보드 차트 1위의 벽을 넘으려면 다양성 확보가 최우선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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