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의 추악한 이면과 톱스타를 향해 달리는 젊은이들의 꿈과 좌절을 그린 영화 ‘톱스타’가 24일 개봉했다. 영화 ‘깜보(1986)’로 데뷔한 이후 28년간 40편의 영화를 찍은 배우 박중훈의 첫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성실하고 우직한 매니저 태식(엄태웅 분). 그의 꿈은 스타를 빛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닌 스타, 그리고 배우였다. 그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과 같은 기회가 찾아온다.

태식의 우상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인 원준(김민준)이 실수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것. 태식은 원준을 대신해 거짓 자수를 하고, 원준은 보답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의 작은 배역을 따게 해 준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왔던 배우의 꿈을 이루게 된 태식은 원준이 준 배역을 발판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3년 후 원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위치에 오른 태식. 태식은 제어할 수 없이 커지는 욕망에 사로잡히고 반대로 원준은 자신의 것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28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가 직접 시나리오를 쓴 영화는 먹고 먹히는 연예계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끼워 팔기 캐스팅, 음주운전을 한 배우를 대신해 자수한 매니저, 스캔들을 덮는 또 다른 스캔들, 미성년자 성매매 등 박중훈이 배우로서 그간 느끼고 경험해 온 것들을 대놓고 보여 준다. 또 이러한 도덕성의 실추 속에서 오히려 도덕과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당사자들이 보면 불편할 정도의 리얼한 연예계 뒷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는 관객이 영화에 집중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도 영화가 가진 장점이다. 김민준과 엄태웅은 톱스타와 톱스타가 되기 위한 인물을 적절하게 연기하면서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성실한 매니저부터 신인 연기자, 톱배우가 돼서 추락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연기한 엄태웅은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다.

여기에 강렬한 존재감과 큰 웃음을 선사한 김수로를 비롯해 엄정화, 류승완 감독, 남규리, 안성기 등의 카메오 출연도 영화의 깨알같은 재미다.

박중훈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출신 감독이라)엄격하게 볼 것이라는 예상과 각오를 했기에 저 스스로 정말 마음을 모아서 성실하게 영화를 찍었다”며 “새로운 드라마보다 흔히 알고 있는 그 현실 속 연예인들의 마음, 인물의 깊이에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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