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 육성의 중심인 ‘인천문화재단’의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이 지역 문화계의 핫이슈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은 늘 세간의 화제였지만, 유독 4대 대표이사 선임은 재단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현 강광 대표이사의 3년 임기가 오는 12월 말로 끝남에 따라 신임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공개채용의 형태로 7명으로 이뤄진 이사추천위원회의 추천심의와 이사장(시장) 선임 절차를 통해 내달 신임 대표이사가 결정될 예정이다.

내년 재단법인 설립 10년을 맞이하는 재단은 그간 안팎으로 역할을 확장, 자리를 공고히 해 왔지만 올 들어서는 극심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2011년부터 가속화된 시 재정 악화의 영향이다.

종전까지 31억 원에 달했던 시의 재단사업비 지원금은 올해 30%가 줄어든 22억 원 수준에 불과한데다, 경상비로 쓰이는 기금이자 또한 3%대로 반토막 난 지 오래다. 반대로 재단은 2007년부터 준비해 온 한국근대문학관 개관 등으로 내년에는 최소 25억 원의 시 지원이 있어야만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대외 충격을 가져올 예술인 지원사업은 최대한 유지하는 반면, 자체 사업비 축소와 신규 사업 억제로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며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임 대표이사에 거는 재단 안팎의 기대와 우려 또한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들이 감지된다.

확고한 예술성과 더불어 재정난을 타파할 수 있는 수익사업 마인드까지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실상 현 상태라면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 수익사업과 기부금 모금, 국비 보조사업 확대 등을 통한 재정난 극복에 우선 매달려야 할 공산이 크다.

목전에 둔 지방선거도 우려의 시선을 부추기고 있다. 송영길 시장 잔여 임기가 6개월 남은 시점에서의 대표 선임으로 향후 지방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여기에 올 초 인사발령으로 불거진 재단의 내부 갈등 해결과 ‘소통 부재’를 이유로 날을 세우고 있는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대립도 신임 대표이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단의 현 상황으로만 봐도 인천문화에 대한 의지와 애정, 책임감이 없이는 어려운 자리”라며 “감투에 욕심내는 인사에게 대표이사 자리가 돌아가지 않도록 추천위나 이사장의 심사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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