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영화의 불모지라고들 하지만 실상은 영화 찍기 가장 좋은 도시죠.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섬과 공항이 있는데다, 항구는 옛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려내거든요. 번쩍이는 송도국제도시와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달동네도 아주 매력적인 공간들이에요.”

기호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은막에 새겨진 삶, 영화’의 기고를 맡은 영화평론가 강성률(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씨는 인터뷰 서두에 인천이 가진 ‘영화적 매력’을 강조했다.

지난달 29일을 끝으로 5개월여의 연재를 마친 강 씨는 그간 ‘인천은 항구다’, ‘인천, 근대와 영화의 시발점’, ‘섬의 도시 인천’, ‘인천의 속살을 담은 영화’를 소주제로 영화사 측면에서 바라본 인천의 모습들을 글로 풀어냈다.

그는 “영화라는 매체는 보통의 관객들에게 ‘오락’에 지나지 않지만 한 꺼풀만 벗겨 보면 장르·감독·역사·지역·정책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내포하고 있다”며 “더구나 인천은 근대화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영화사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도시”라고 말했다.

원고 하나하나가 뇌리에 또렷이 남아 있다는 그는 이번 연재가 영화전문가인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더했다. 강 씨는 “원고 시작 전에는 ‘인천’이라는 도시에 좀 둔감했던 것 같다”며 “자료 조사를 위해 종전 스크린에서 만났던 장소들, 예를 들어 월미도·법성포구·송도·자유공원 등을 거닐며 지금에서야 눈으로 보게 된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고 했다.

또 “연재 기간 최선을 다했지만 감독론·장르론·역사 모두를 다루다 보니 시간적 한계나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며 “다만, 이번 연재가 인천과 영화를 둘러싼 여러 정보를 접하는 계기, 다양한 담론들이 생겨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연재에 대한 소회를 마친 강 씨는 인천지역 영화생태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랜 시간 인천을 중심으로 한 많은 영화들이 나왔지만 인천 출신 감독들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는 아쉬움을 털어놓은 뒤, “현재도 임순례·민규동 감독 정도지만 앞으로는 ‘인천 출신 감독의 인천이야기’들을 생산해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해결책으로는 인하대학교 영화학과의 지원·양성을 꼽았다. 강 씨는 “부산영상위원회는 지역의 5개 영화학과를 진두지휘해 함께하는 흐름, 패턴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인천 또한 부족한 영화인력 양성을 위해서라도 인하대 영화학과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전략적으로 영화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부산의 사례를 참고, 인천이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조했다.

강 씨는 “항구도시 인천이라는 매력적인 강점을 바탕으로 서울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을 특화시켜야 할 것”이라며 “그에 앞서 인천영상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을 맡은 영상미디어센터, 독립영화 활성화를 위한 인천독립영화협회, 특화 분야를 이어가고 있는 여성영화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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