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의회민주주의란 토론과 협상과 다수결 결의다. 필요하면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협상해야 한다. 협상 중에는 양보도 해야 하고 얻는 것도 있어야 한다.

협상이 끝나면 다수결 결의를 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가르치고 있는 민주주의 교육이 이것이다. 독재가 싫어 못살겠다며 해결책으로 만든 법이 다수결의 원칙이다.

그래서 선거에서 단 한 표라도 이겼을 때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기뻐하고 축하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유리하면 다수결의를 인정하고 불리하거나 희망이 없으면 다수결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판을 친다면 이게 어찌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나.

다수의 합의에 의해 정당성을 바탕으로 투표가 이뤄졌다면 결과는 깨끗이 수용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불복은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전체 분위기를 해하는 근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끝없는 갈등과 사회 혼란 역시 근본 바탕에는 큰 틀의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주어진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정치의식이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의원 300명은 무엇하러 뽑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선진화법을 만들어 민주주의 근간인 다수결의 원칙이 아닌 양당 합의로 국정 처리와 국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국회 운영 방식을 합의해 결국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발목 잡는 행위로 인해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기에 하는 말이다.

하기야 국회의원들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국회가 하는 일을 보면 국가의 장래보다는 내가 속한 정당이 얼마나 이익을 보느냐, 손해를 보느냐에 너무 집착해 타협도 모르고 국민을 외면하는 답답한 정치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기에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선거 과정이 아무리 치열했다 해도 선거가 끝난 뒤 패자는 결과를 깨끗이 승복하고 국정의 동반자가 되어 합리적인 비판과 견제를 통한 건전한 정치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분풀이 정치에 올인한다면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다고 본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반항의 문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정의인 듯 행동하고 이것을 선동하는 세력들이 대접받는 사회, 그리고 반대를 위한 시위가 무조건 옳은 것으로 착각하는 사회로 변해 가고 있어 참으로 걱정스럽다.

물론 정책이 자기와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주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입만 열면 민생을 돌보겠다고 말하는 국회의원들이 의사당을 버리고 정치적 투쟁으로 시위 현장에 달려가 국민들을 선동하는 정치를 해서야 되겠는가.

요즘 우리는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을 자주 보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국민들의 일정한 지지를 획득했던 국회의원이 품격을 잃고 시위 현장을 찾아 시위에 합류하는 한심한 현실을 봤기 때문이다.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을 국회의원들은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사회 분위기가 안정되지 못해 서민경제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매일 같이 NLL문제, 국정원 댓글문제, 검찰총장 인선문제 등으로 사회 혼란을 조성하는 정치싸움 때문이라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정말 모르고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큰 틀에서 국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모든 일이 내 맘에 안 들면 개혁하라고 외치고 내 맘에 들면 기준도 줏대도 없이 두둔하는 그런 정치라면 초등학생들에게 맡겨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법치국가에서 모든 사건은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는 것을 법을 만든 선량들이 모르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NLL문제와 국정원 댓글문제 등 모든 사건은 사법부 판단에 맡기고 정치인들은 정치가 똑바로 서는 국가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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