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아직도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면 국민들로서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권한[票]으로 그들을 심판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은 입만 열면 국민과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국회의원들은 일하지 않아도 세비 꼬박꼬박 받으니까 국민들과 약속은 무시해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국회의원은 법률을 제정할 수 있는 입법권과 국가예산을 심의·통과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으며 행정부를 감시·감독할 권한이 있다.

 회기 중에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당하지 않는 불체포특권, 국회 내에서는 직무와 관련된 발언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특권 등 헌법상 무수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국회의원은 억대의 세비를 받고 장관급의 예우와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 이렇게 특권과 특혜를 받는 이유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변인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국민의 요구와 국회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국회 본업인 예산 관련과 민생문제도 관심없고, 오직 국민의 혈세를 받으면서 정부가 하는 일에 꼬투리만 잡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듯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무노동 무임금을 당장 국회부터 실시하라는 많은 국민들의 비난이 일고 있겠는가. 국민들에게서 비난받는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지난 선거 때 국회의원 특권 포기는 물론 세비 30% 삭감을 공약했다. 그리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여야 공통 공약사항으로 약속을 해 놓고 어느 것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기에 그렇다.

우리는 국회의원들을 선량이라 부른다. 선량(選良)은 사전(事典)에서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인재’라고 돼 있다.

 그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법을 만든다. 그런데 한심한 것은 그들이 약속한 법 개정이나 민생법안보다는 본인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퇴직 후 의원 연금 받아먹는 법을 개정하는 일을 우선하고 있어 많은 국민들에게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 중요한 기능은 매년 국가의 새해예산과 민생법안 개정을 심의해 통과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걸핏하면 국회를 보이콧하고 민의를 외면한 채 60년 이상 역사를 지닌 국회가 성숙함은 고사하고 구태를 답습하며 매일 투쟁만 하고 있으니 국회를 비난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물론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회의원 신분을 망각한 의원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국회의원들까지 싸잡아 불신을 받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래 많은 논란을 가져왔던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는 이번 국회에서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은 공천 비리의 근원이자 풀뿌리 행정을 가로막는다면서 지난 대통령선거 때 여야 정당 모두가 공천제 폐지 약속을 한 사항이기에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들이 특정 정당에 소속돼 있는 것은 지역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야당 소속 단체장과 여당 국회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단체장은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지역협의회장의 견제를 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있을 것이고, 또한 단체장과 국회의원의 정당이 같다면 단체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도 정당의 입김이 작용하게 될 것이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일로서 그러다 보면 정당과 행정조직과의 마찰이 예사롭지 않아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볼 수도 있다.

또 하나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의 후보에 대한 공천권 행사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경험한 국회의원들이 정당공천을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이제 국회의원들이 권력과 특혜를 누리기보다는 선거 때 약속한 특권을 내려놓고 세비도 30% 줄이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지켜주는 선량이 되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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