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옥 노무사/경영학 박사

대학입시는 수험생과 그 가족들에게도 가장 큰 행사 중에 하나로, 12년간 준비한 실력을 시험을 통해 평가받고 대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수능시험이 얼마 전 있었다. 이를 기회로 중국의 입시제도를 살펴본다.

중국의 입시제도는 한국의 입시제도와 다르게 호적제도를 이해해야만 입시 제도를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1천300년 동안 지속되었던 과거제도는 호적제도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광대한 지역을 나누어 지역별 합격자 정원수를 정하고 원래 호적지에서 과거시험에 응시하도록 한 원칙에 따라 과거시험 응시생은 원칙적으로 원래 호적지에서 본인이 소속된 호적 유형에 따라 과거시험에 참가해야만 했었다.

유동인구가 발생하는 경우에 예외규정을 두고는 있지만 유동인구가 원 호적지가 아닌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과거에 응시하는 것을 허용한 규정 중 송나라 시기에는 ‘밥 짓는 연기 피운 지 7년 이상’이란 규정이 있었고, 청나라 시대에는 일반적으로 유동인구는 호적을 이동해 정착한 지 20년 이상 되어야만 그 지역에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만일 이러한 호적을 옮겨 시험에 응시하도록 허용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인구가 시험에 참가했다면 이러한 행위는 호적을 사칭해 응시한 것으로 판정되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되었다.

청나라 때에 이러한 입시비리는 일부 수험생이 시험 전에 임시로 비교적 쉽게 급제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가서 과거시험에 응시하는 일도 발생했는데 이러한 ‘임시로 호적을 속이는 현상’은 현재 중국의 대학입학시험과 관련해 발생하는 대학입학시험 이민 문제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어 과거제도의 원형이 현재에도 중국에 입시제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대학입시제도 역시 지역별 합격자 정원 수 쿼터와 원 호적지 응시라는 기본원칙을 고수해 일종의 ‘대학입시 호적제도’를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1952년 중국의 대학입시제도가 제정되어 6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중국의 대학입시제도와 호적제도는 시종일관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상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대학입시 호적제도’는 중국 대학입시제도 중 가장 뚜렷한 제도적 특성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은 중국에서 ‘까오카오(高考)’라고 불리고 있는 대학입시는 매년 6월(중국은 가을학기제 실시) 7~8일(2일간) 진행된다.

시험과목은 공통과목인 국어·수학·외국어 외에 이과는 물리·화학·생물, 문과는 정치·역사·지리 등 총 6개 과목을 이틀 동안 실시하며 점수는 공통과목은 각각 150점 만점이고 나머지 세 과목은 각각 100점 만점으로 총 750점으로 계산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문제를 출제해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하지만 중국은 교육부가 출제한 전국 통일시험과 성(省)·시(市)별 자체 출제시험 2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 중국은 전국 31개 성·시 중 16개 성·시가 자체적으로 출제하고, 나머지 15갸 성·시는 전국 통일시험을 본다.

예를 들면 상하이에 경우 상하이에 호적이 없는 사람은 상하이에서 대학입학시험을 볼 수 없으며 상하이시에서 자체적으로 출제한 문제를 대학입학시험에 기준으로 삼고 있어 타 지역에 호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하이에 이주해 살더라도 별도의 예외규정을 적용되지 않는 한 상하이에서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까오카오(高考)의 자격요건은 나이 제한은 없어 10살짜리 대학생도 생기고 있지만 출신 고등학교나 현재 거주지와 무관하게 호적지(우리나라의 본적지)에 가 시험을 치루고 그 지역 대학에 응시하도록 한 제도는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로, 도시로의 이동현상 심화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보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제도의 변형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학 수는 2010년 기준으로 총 2천305개의 대학교(전문대 1천200여 개 포함)가 있지만 정부가 지원하고 육성하는 중점대학은 100여 개로서 베이징·상하이 두 곳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지역적 차별문제 등의 문제로 2008년 대학입시 참가자가 1천50만 명이었던 것을 기점으로 중국 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해외유학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2012년 46만 명을 넘어서면서 최근 4년 입시생이 135만 명 줄어들어 중국 대학들도 학생 수 감소라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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