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쑥쑥 자라는 키처럼 내면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지가 부모들의 가장 큰 궁금증이에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그래서 사춘기를 맞은 내 아이와 그 또래들이 잠시나마 생각해 봤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지역 안팎의 문화영역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공주형 미술평론가.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최근 미술에세이 「나를 완성하는 미술관」을 펴냈다. 나와 이웃, 세상에 대한 가치관을 하나하나 완성해 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엄마가 ‘미술’을 매개로 건네는 ‘생각할 거리’들이다.

지난 23일 만난 공 평론가는 “다이어트와 값비싼 패딩에 열광하는 요즘 아이들이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는 그 구조나 마음의 바탕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은 글들”이라며 “미술 안의 숨겨져 있던 이야기들을 꺼냈다”고 설명했다.

책에 실린 스물여섯 편의 꼭지들은 앞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사춘기 아이들에게 미술을 통해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이란 주제로 ‘중학 독서평설’에 연재됐다.

‘나를 사랑하다(자아정체성 찾기), 너를 만나다(소통법 발견하기),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까(함께 성장하기),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어야 할까(가치관 완성하기)’라는 소주제로 묶여 나뉜 글들은 ‘명작 미술’이 전하는 시사점을 꺼내놓는다.

예를 들어 여류화가 수잔 발라동에게서는 남에게 보여지는 내가 아닌 ‘가장 나다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인간의 야만성이 드러난 윌리엄 터너의 작품 ‘노예선’을 통해서는 문명인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반 고흐의 작품 ‘구두 한 켤레’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는 삶이 가진 경건함에 대해 생각게 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태의 미술작품을 색감이 도드라지는 사진들로 만나 볼 수 있다는 것도 책의 장점이다.

   
 
공 평론가는 “아이들을 대상하는 만큼 우리 삶에서 시작되고 일상에서 발견되는 소재들과 미술을 연계하고자 했다”며 “실상 당대의 명작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공감할 거리들을 안긴다”고 더했다.

무엇보다 글 하나하나에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 타인과의 소통, 나아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세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고민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인터뷰 말미 “어느덧 내 키를 훌쩍 넘어선 14살의 내 아이와 그 친구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미소지은 그는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나는 누구일까’,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넘어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할까’, ‘내가 살아갈 세상은 어때야 할까’란 질문에 붙잡아 둘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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