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4년 민선5기를 돌아보며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강조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 규제 개선과 복지,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선 만족감을 드러낸 반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USKR(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등은 아쉬움을 보였다.

오는 6·4 지방선거의 3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남은 도지사 임기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집은 부천이다. 그대로 가겠다”고 밝혀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광교신도시와 관련, “설계 당시부터 하나하나 챙겨볼 만큼 정성을 들인 곳이 바로 광교신도시”라며 “그러나 최악의 도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면서까지 신청사를 짓는 것은 결코 광교 주민들에게 이익

   
 
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지난 4년 민선5기 도정을 이끌어 가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수도권 규제 개선으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가 이뤄졌을 때, 소외된 도민을 도와드렸을 때 보람을 느꼈다.

청렴한 공직문화로 도의 경쟁력을 높인 점은 구체적인 성과만큼 중요하다.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삼성전자 유치와 하이닉스 증설, 84만 개 일자리 창출 등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GTX와 USKR가 적절한 시기에 추진되지 못한 것이다. 지방사무 비율이 20%에 머물러 있는 지방자치 현실도 안타깝다.

-GTX와 USKR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GTX는 창안자 입장에서 볼 때 도의 지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업이다. 다만, 도민이 체감하기에 시간이 걸릴 듯하다.

국가철도계획이니까 잘 될 것이고 조만간 좋은 결정이 날 거다. USKR은 조금 불투명하다. 민간투자 사업인데 다른 변수가 많다.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전망은.
▶예견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의 민생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기대만큼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민주당이 더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흔적도 안 보인다.

 안철수 신당도 있다. 구조적으로는 지방선거가 여권에 어려운 선거이지만 변수가 많다.

-출마 의사를 밝힌 도지사 후보들이 내걸었으면 하는 공약이 있다면.
▶수도권이라는 이름 아래 경기도가 너무 많이 묶여 있다. 서울이 묶여야 할 것을 연천 등 많은 곳이 수도권으로 묶였다. 상당히 불합리하다. 군사기지, 그린벨트, 수원비행장도 우리가 더 많고 농지규제도 많다. 규제를 푸는 것에 관해 노력을 얼마나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도지사 3선 출마 여부에 대해 궁금하다.
▶손학규, 임창렬 (전임)지사만큼 도지사를 오래 했다. 더 하라는 사람도 많다. 딱 잘라서 발표하기 그런 것 같다. 불출마한다고 발표하는 것도 좀 그렇다. 우선 도지사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두고 난 뒤 향후 정치적 기반은 경기도에 둘 것인가.
▶우리가 졸부 근성이 많아서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역대 도지사가 퇴임 이후 자기 집으

   
 
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우리 집은 부천이다. 그대로 갈 것이다. 부천은 태어난 곳 이상이다. 부천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국회의원 3선에 도지사 두 번이다. 부천 집이 작지만 부부 둘이 사는데는 충분하다.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둘 것인가.
▶남은 임기 마무리에 온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재정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면서 민생경제에 주력하고 내실 있는 복지정책 실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가 뜨거운 감자다.
▶여야 모두의 공약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실현될 것으로 본다. 시계적인 추세나 선거공약을 봤을 때 자꾸 늦추는 것은 이해관계에 안 맞는다. 이런 변화를 계기로 지방자치의 청와대, 여의도 종속을 끝내고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기대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난다.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 지방재정 확충이 필수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1년 국정 운영을 평가한다면.
▶지난 1년 대체로 국방, 안보, 외교 분야는 잘했다. 문제는 민생경제다. 복지는 보육 문제가 하나 있고, 노인들 수당 기초노령연금 등은 재정이 어려워 약속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국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어떻게 보는가.
▶이번 철도노조 파업은 불법이다. 노조가 자기 노동조합원들의 봉급을 올리기 위해서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복지 처우를 위해 주장한다면 명분이 있다. 그러나 이번 건은 다르다. 노동은 경영권에 간섭하는 게 아니다. 경영권을 침해하면 불법 파업이다.

정부의 대응도 미숙하다. 전문성이 떨어진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서 나간 것도 정부의 미숙함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안 의원은 조직은 없는데 인기가 많다. 인기만 가지고 조직이 안 되고, 조직만 가지고도 당이 안 된다. 안 의원은 조직을 잘 못 만든다. 조직은 자기에게 들어온 사람을 잡고 있고, 안 들어오는 사람은 들어오게 해야 확대된다.

-북한 장성택 공개처형 등으로 북한의 실상이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3대 세습 정권의 취약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갓 서른 젊은이의 폭주가 남북관계를 불안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하지만 안보태세 확립과 국론통일의 바탕에는 식량,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 북 체제의 불안정성은 위협요인이기도 하지만 통일의 기회도 될 수 있다.

통일이 되면 경기도는 엄청난 혜택이 온다. 경기북부의 40%가 군사시설이다. 수원비행장도 통일이 되면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 통일이 되면 북쪽으로 더 올라가 오히려 개성 등으로 가야 한다. 경기도가 통일에 앞장서야지 누가 하겠는가.

   
 

-최근 광교신도시 도청사 이전 문제가 심각하다. 재정난 등이 원인이지만 광교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만약 지금과 같은 재정난 속에 도청사를 광교로 이전한다면 호화 청사를 짓는다고 난리가 날 것이다. 도청사를 무슨 돈으로 짓는가. 빚내서 지어야 한다. 도청사 이전할 돈으로 급식도 하고, 무한돌봄도 하면서 지내는 게 맞지 않는가.

도내 개발지구 가운데 가장 수혜를 본 곳이 광교다. 광교산 정상까지 전부 그린웨이를 만들자고 했다. 도심에 녹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하나하나 설계를 다 했다. 정성을 많이 들였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을 알아주는 데가 없다.

-새해 소망은.
▶민생 경제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유종지미다. 도지사 임기가 6개월 남았다. 마무리를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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