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이 보유하고 있는 어로지도선의 대부분이 노후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이맘 때면 가을철 꽃게잡이를 앞두고 중국과 북한 어선들이 어장을 침범해 불법조업 등 횡포를 부리고 있는데도 장비가 노후돼 제대로 된 단속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옹진군도 문제지만 중앙정부인 행자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예산 타령만 했다는 얘기인지 이해가 안간다. 군청이 소유하고 있는 어로지도선은 말 그대로 어선들을 지도 감독하는 배가 아닌가. 최첨단 장비를 갖춰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선령이 27년이 넘은 지도선도 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옹진군 관내 서해 5도서 특정해역에 배치된 어로지도선이 모두 이모양이니 어로지도는 고사하고 지도선이 근무수행 중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특히, 최근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심심치 않게 들락거리는 등 안보차원에서도 서해 5도서의 조업활동이 어민들에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어로지도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월선 어로의 예방지도는 물론이고 불법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단속을 할 수가 없다고 하니 이처럼 한심한 일이 또 있을까. 옹진군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옹진군이 보유하고 있는 어로지도선은 연평어장에 2척을 비롯해 대청어장에 1척, 백령어장, 일반어장에 1척 등 모두 5척의 어로지도선이 600여척의 어선들에 대한 월선방지와 불법어선 단속, 안전조업 등 어업지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지도선들은 선령이 27년이 넘은 노후 선박에다 내부시설이 낡고 기관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옹진군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선령이 27년이 넘는 선박을 어떻게 어로지도선으로 활용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궁여지책으로 그럭저럭 방치해 온 것인지, 아니면 중앙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했는데 중앙정부가 이를 수수방관 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최첨단 시대에 30년이 가까이 된 배를 어로지도선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치단체가 전국에 옹진군 말고 또 있는지 궁금하다.
 
선령이 20년이 넘으면 폐선 조치하고 새로 건조하는 것이 상례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폐선조치를 하지않고 7년간 더 운항했다니 사고가 나지 않은 게 어쩌면 천만다행인지 모르겠다. 옹진군은 어로지도선의 현대화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또다시 서해상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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