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산하기관 및 국제기구 13곳이 들어선 인천시 송도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과 세계은행그룹(WB:World Bank Group) 한국사무소가 잇따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업무를 시작하면서 송도국제도시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대한민국의 출입구와 다름없는 인천은 그 지리적 여건을 십분 활용해 중요한 국제기구 유치에 발 벗고 나서 왔다.

최근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의 여파로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방안이 최대 현안으로 꼽히면서 ‘환경 분야의 IMF(국제통화기금)’로 불리는 GCF 사무국 유치는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신흥경제시장의 투자기업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는 WB 한국사무소 유치 역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모델을 아시아 국가에 전파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는 이 같은 국제기구 지원을 위해 유치 과정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사무공간 및 세금 감면 등의 지원 방안을 펼치는 한편, 국제기구가 대거 입주한 송도 G타워에 최근 ‘송도국제기구도서관’을 개관, 다방면의 지원정책에 나서고 있다.

G타워 문화동 2층에 516.35㎡ 규모로 확대 이전한 이 도서관에는 UN 및 국제기구 관련 도서를 포함한 국내외 도서 5천여 권과 교양 및 전문잡지 등의 자료를 갖추고 있어 국제기구에 대한 전문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시 관계자는 “국제기구들의 잇따른 송도국제도시 입주로 인천시민들의 국제인식 및 시민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인천지역사회가 선진화되는 계기로 삼도록 효과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

   
 
했다.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국제기구는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각종 국제기구들은 대부분 송도 G타워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시가 G타워에 국제기구도서관을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UN 산하기관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송도에 가장 먼저 문을 연 기관은 2006년 6월 설립한 유엔 아시아·태평양정보통신기술교육센터(UN APCICT)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회원국 간 정보격차 해소와 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기관 및 다자간 국제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센터는 유엔 사무국 소속 기구로는 국내에 최초로 설립된 기구다.

이곳에서는 2006년 이후 개발도상국 공무원 등 2천93명에게 전문교육이 실시됐으며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현재 72개국, 3천109명이 등록됐다. 또 자문 및 컨설팅,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기술 홍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동북아지역사무소는 녹색성장과 에너지 효율 강화와 같은 지속가능한 개발 연구, 정보통신기술 및 재난위험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또 동북아 국가들의 무역 활성화와 교통 발전을 위한 상호 연결성을 높이며 식량 안보와 가난 퇴치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환경 분야 협력을 위한 국제기구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2009년 7월 문을 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EAAF)은 동아시아와 호주로 이어지는 이동경로상의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협력업무를 맡고 있다. 철새 이동과 관련한 각종 정보(DB)를 축적하고 철새 보호 네트워크 관리가 이뤄진다. 또한 철새 서식지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개발과 프로젝트 사업을 수행하거나 재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중국·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11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AFOB)는 2007년 설립추진위를 거쳐 2010년 5월 송도테크노파크에 문을 열었다.

   
 

생물공학과 관련한 지식과 정보, 인력 교류 촉진을 담당하는 이곳은 특히 아시아지역 박사과정 수료 학생들의 상호 교류와 파견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아시아지역 생물공학 기술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송도에는 ▶NEASPEC(동북아 환경협력프로그램) 사무국 ▶UNISDR(유엔 재해경감 국제전략) 동북아사무소 ▶국제방재연수원 ▶유엔 지속가능발전 아태지역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4일 송도 포스코 E&C타워에서 WB 한국사무소 개소식이 열리면서 송도는 국제 규모의 금융기관을 유치한 도시로 거듭났다.

WB는 보통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국제개발협회(IDA),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국제투자분쟁해결본부(ICSID) 등 5개 기관을 통합해 부르는 말이다. 이 기관들은 아시아 투자가들의 활동에 기폭제 역할을 담당하게 돼 송도가 아시아 투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WB 한국사무소에 25명의 사무소 주재원이 상주하게 되면서 연간 900억 원의 생산효과와 550명 가량의 고용유발효과도 기대된다.

이와 함께 올해 초 G타워 24층에 세계선거기관협의회(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 사무처 개소가 확정되면서 송도에는 각종 분야를 망라한 다양한 세계기구가 활동하게 된다.

#글로벌 녹색수도 송도를 이끌 GCF 사무국 유치의 성과와 한계
지난해 12월 4일 개소한 GCF 사무국은 국내에 입주한 국제기구 중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갖는 국제기구다.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UN 기후변화총회에서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참가국들은 오는 2020년까지 1천억 달러의 환경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GCF 설립에 합의했다.

   
 

지난해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은 1만2천여 명의 사상자와 14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남겼다. 이 때문에 전세계가 힘을 모아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재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활동의 중추가 될 GCF 사무국이 위치한 송도는 환경 분야 핵심 도시로 떠오르게 됐다. 환경과 기술 분야 관련 기업 유치에 호재를 맞게 되면서 다국적 기업 입주가 활성화될 경우 인천지역 발전에 활기를 띨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송영길 시장은 “인천이 환경기술 및 금융 분야 특화산업도시로 성장할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의를 가질 수 있다”며 “서울에 비해 지가가 낮고 인천국제공항과 20분 거리에 위치한 최적의 입지조건으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아직까지 구체적이지 않은 기금 조성 방안은 숙제로 남았다. GCF 사무국이 공식 출범했음에도 현재까지 한국 정부가 약속한 4천만 달러의 기금 출자 방안을 제외하곤 주요 선진국들의 출자계획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헬라 체크로흐 초대 GCF 사무총장은 “구체적 규모를 밝히긴 어렵지만 독일과 호주·스웨덴·영국·노르웨이 등 주요 선진국이 기금 조성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며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기금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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