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중소기업육성자금 운용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 1999년부터 14년간 유지해 온 농협 독점체제를 폐지하고 11개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은행별 경쟁금리제를 도입해 완전경쟁체제로 변경했다. 그동안은 기업에게 대출할 금리를 농협과 도가 협의해 정하면 은행은 모든 기업에게 동일한 금리로 대출을 했다.

그러나 최근 변경한 방식은 은행이 기업에 대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금리를 스스로 정해 고시한다. 은행이 정한 최고 금리는 신용이 낮은 기업이 대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금리로 실제 대출을 받을 때는 개별 기업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가 더 내려가게 된다.

기업들은 여러 은행의 금리를 비교해 보고 대출은행을 결정할 수 있으며, 거래은행에 다른 은행의 낮은 금리 수준으로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초고금리 고시 결과 현재 금리보다 1.31% 내려가는 금리도 있어=지난해 12월 16일, 올해부터 적용할 은행별 대출금리를 고시했다. 그 결과 지금 대출하는 금리보다 0.2~1.31%p까지 낮아졌다. 시중은행이 제시한 최고 금리 중 가장 많이 내려간 금리는 소상공인자금으로 은행 제시 금리가 4.69%로 현재 6.0%보다 1.31%p까지 내려갔다. 가장 낮은 금리는 사회적기업자금 4.65%로 현재 도가 운용 중인 협약금리 5.22%보다 0.57%p 낮아졌다. 은행 제시 금리가 낮아지고 도가 기업을 대신해서 1~2.5%의 이자를 은행에 지원함으로써 기업은 실제 2~3%대 금리만 부담하면 된다. 신용이 좋은 기업은 추가로 이자 할인을 더 받으므로 도가 은행 경쟁금리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하면서 기대했던 1%대 꿈의 금리 실현도 가능하게 됐다.

   
 

바뀐 제도로 기업은 연간 300억 원 수준 이자 부담 줄어=기업에 대출한 지난해 12월 말 융자 잔액은 2조100억 원 수준으로 이자가 1.5% 낮아지면 기업들이 받아가는 이자 혜택은 연간 300억 원 정도가 된다. 은행만 잘 고르면 기업이 필요한 운전자금과 시설투자자금을 2~3% 금리로 도 자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은행이 공개경쟁하면서 취급수수료 120억 원 절감 성과=협약금리를 폐지하고 은행 자율금리로 제도를 바꾸면서 도가 시중은행에 지급하던 취급수수료 0.7%도 없어져 연간 12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게 된다. 이렇게 절감된 예산으로 이자 지원을 더 늘릴 수 있어 더 많은 기업에게 싼 이자로 융자 혜택을 줄 수 있게 된다.

2014년 중기자금 1조 원 규모로 운영, 이용 편리하게=새해 중기자금 운영 규모는 1조 원이다. 기업에 지원하는 운전자금, 시설설비투자자금, 벤처창업자금, 신기술사업화자금 등 9천100억 원과 소상공인에게 350억 원, 사회적 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 사회경제적 기업에 150억 원이 지원되고 재해 피해기업, 추석절 지원자금 등 일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자금은 400억 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현재는 11개 사업으로 자금을 구분해 관리하기가 복잡했지만 새해에는 5가지로만 구분해서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필요한 시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자금 종류를 통폐합해 개편했다.

   
 

도가 기업을 대신해 은행에 지원하는 이차지원금도 자금 종류별, 대출기간별, 담보별로 32종이나 돼 기업은 자기가 받아가는 이자 혜택이 얼마인지를 알지 못했다. 새해에는 대출금액별로 2억 원 이하는 2%, 4억 원 이하는 1.5%, 4억 원 초과는 1.0% 이자를 대출기간 내내 지원해 주고, 벤처기업이나 여성기업 등 도가 육성하는 기업에는 0.3~0.5%의 이자를 추가로 더 지원해 준다.

   
 

금년부터는 기업이 도 자금을 받을 때 경기도가 지원해 주는 이자가 얼마인지 내역을 알 수 있도록 서식도 개정했다.

자금 이용·관리를 전산화해 온라인을 통한 이용 편리성 높여=매년 1조 원을 융자하고 융자 잔액을 2조5천억 원씩 관리하면서 전산시스템 없이 운영하던 것을 이번에 제도를 변경하면서 자금 관리 전 과정을 전산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새로 구축하는 전산시스템이 완성되면 자금 상담→서류 제출→서류 심사→지원 결정→은행 통보까지의 전 과정이 시스템 간 연결로 처리될 수 있다. 이제는 신용보증재단과 은행을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회사에서 클릭 한 번으로 전 진행 과정과 서류 보완 제출이 가능하게 돼 바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고객중심 서비스 환경이 완벽하게 구축된다.

또 은행과 자료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대출자금의 직접 관리는 물론 은행별 이자지원액 신청과 지급, 대출금 상환 연체 기업 파악, 중도상환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정기상환 계획에 의한 자금 수요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통계를 생산해 예치금을 최소화하고 자금을 지원할 수 있어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별 대출 최고 금리와 실제 대출한 금리가 동시 인터넷에 공개=은행이 제시하는 대출 최고 금리는 매월 1일을 기준으로 변경한 내용을 고시한다.

도는 실제로 기업이 이용한 금리도 취합해 오는 15일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2월 15일 최초로 공개한다. 기업은 은행별 최고 금리와 실제 대출한 실행금리를 비교해서 금리가 낮은 은행을 선택할 수 있고, 은행을 옮기지 않더라도 거래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 이자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최고 금리와 실행금리는 경기도중소기업육성자금 홈페이지(g-money.gg.go.kr)와 경기도청,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황성태 도 경제투자실장은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협약금리 제도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누구든지 문제를 찾아낼 수 있었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기업이 더 낮은 이자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3년 12월 고시된 금리가 처음이라 각 은행 방식대로 정한 이자이기 때문에 격차가 크지만 새해부터는 은행이 서로 경쟁해 이자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들이 제도만 잘 이용하면 필요한 자금을 1%대의 꿈의 금리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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