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란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극작품들을 가지고 지방으로, 중앙으로, 또 세계로 나갈 겁니다. 시립극단이 ‘관 극단’이 가진 한계를 넘어 지금보다 더 멀리, 더 넓게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주요철(59)인천시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지난 6일 취임 후 처음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전’과 ‘발전’을 화두로 한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영원한 제국’, ‘투란도트’, ‘불의 나라’ 등 대형 작품과 수원화성국제연극제·서울연극제·서울국제공연예술제 등의 무대를 연출한 우리나라 연극계에서 손꼽히는 중견 연출가다. 40대 초반인 지난 1998년부터 2년간은 경기도립극단의 예술감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간 극단 반도의 대표이자 중국 베이징(北京) 화지아대학 연극영화과 학장으로 지내온 주 감독은 시립극단 감독직에 도전한 이유를 “인천이란 도시의 매력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300만 인구의 대도시인 인천은 ‘역동의 역사’와 ‘바다와 산’이 존재하는 다채로운 자연환경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도시 곳곳에 혼재해 있다”며 “이를 작품으로 녹여 키워 간다면 국제적인 파급력 또한 대단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선 주 감독은 오는 5월 시립극단에서의 첫 연출작인 ‘소금(박범신 작)’을 가지고 전국 곳곳의 유명 연극제에 노크한다는 계획이다. 짠맛·신맛·단맛·쓴맛이 혼재한 소금은 바다를 지닌 인천과 부합하는 이미지인데다, 오늘날 잃어버린 아버지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이기에 선택했다는 설명이 더해졌다. 그리고 극은 대형 ‘뮤지컬’로 대중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주 감독은 “단원들과 얘기했지만 인천에만 머물러서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수 없다”며 “예산 상황이 난제지만 우리의 음악·소리·방법론으로 완성한 소규모 연극으로 카이로 연극제 등 세계 연극제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중국·홍콩·러시아 등지에서 손꼽히는 연출가를 초빙해 작품을 함께하고 단원들의 해외 교류 또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자극을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고 단원 개개인은 물론, 시립극단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어 그는 “앞으로 연출작들의 우선순위는 ‘시민들이 좋아하는 연극’이 될 것”이라며 “최소 1년에 한 편은 지역 기업인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작품을 만들어 시립극단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게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 감독은 인천의 과거인 ‘짜장면 발생지’, 현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 등 인천의 특성이 드러나는 극을 극작가들에게 의뢰한 상태다.

인천을 오롯이 보여 줄 수 있는 두 편의 연극을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 명품 연극으로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인터뷰 말미에 주 감독은 “시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극단이 되도록 최고를 지향하는 스태프, 배우들과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그 어디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재미있고 좋은 작품을 하는 극단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희망찬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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