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등 기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단원 모두가 부단한 노력으로 재량을 높이고, 시민들이 ‘인천시립무용단’을 자랑스러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죠.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앞으로는 잘 되는 일만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언론에 오르내리며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낸 인천시립무용단이 올 1월 새로운 수장으로 김윤수(45)예술감독을 맞았다. 그리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맞이하는 신임 감독에 대한 안팎의 우려는 인물 공개와 함께 사그라졌다.

그는 현대무용 분야에 비해 뒤처진 창작 한국무용계에서 그 편차를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소수의 안무가 가운데 한 명이자,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은 중견 무용인이다.

지난 16일 인터뷰에 응한 김 감독은 “지난해 초부터 남자단원들 지도, 춤추는 도시 인천 페스티벌 참여, 신작 안무 의뢰가 이어지며 연을 맺었다”며 “주변인으로 지난 시간 내부 사정을 지켜봐 왔고 감독직에 대한 확신도 자연스레 들었다”고 시립무용단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앞서 김 감독은 객원 안무가로 참여, 지난달 중순 공연된 시립무용단의 ‘제77회 정기공연-아라의 서’로 한발 빨리 시민들과 만났다. 인천시민들과 만난 첫 무대였지만 음악 작업이 더뎠던 탓에 안무상 아쉬운 무대를 선보여야 했다고. 단순 몸짓의 지시가 아닌, 사고와 발상의 디렉팅에 주력하는 그의 작업 방식과 맞지 않았던 이번 작품은 재보완해 오는 4월 무대에 다시 선다.

김 감독은 “최소 한 달 전 안무를 완성, 안무가의 의도를 바탕으로 무용수 개개인의 고민과 개성이 녹아드는 연출을 선호한다”며 “앞으로는 ‘시립무용단 공연이 탐미적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무척이나 새롭고 신선한 표현을 하더라’는 관객 반응까지 고려해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조선후기의 명장인 임경업 장군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남성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보기 어려웠던 시립무용단의 새로운 레퍼토리가 될 예정. 김 감독은 비운의 명장을 미학적 측면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원들과 쌓아 갈 표현양식의 다채로움을 더하겠다는 생각이다.

인터뷰 중간중간 김 감독은 “무용단은 그 존재 자체로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안팎에서 역량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공공재인 시립무용단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누가 봐도 잘한다고 느낄 수 있는 무대는 사고(思考)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표현이 주가 될 것”이라며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사고의 프로세스를 완성하는 데까지의 진정성은 내가 이끌고 그 다음은 단원들의 몫으로 남겨 두겠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각오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내가 임기를 마친 이후 단원들이 모여 ‘굉장히 재밌고, 뭔가 바쁘고, 즐겁고 좋았다’고 소회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며 “단원들과 서로를 충족시킬 예술가적 소통을 나누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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