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타 이종석과 흥행 퀸 박보영이 주연을 맡은 복고 하이틴로맨스 영화 ‘피끓는 청춘’이 22일 극장가에 걸렸다.

1980년대 초 충남 홍성을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는 충청도를 접수한 의리의 여자 일진, 소녀떼를 사로잡은 전설의 카사노바,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홍성공고 싸움짱의 운명을 뒤바꾼 드라마틱한 사건을 그린다.

손동작 몇 번으로 손쉽게 여학생의 마음을 훔치는 홍성농고 최고의 바람둥이 중길(이종석 분). 동네를 평정한 일진 영숙(박보영)의 구애를 받지만, 그녀를 흠모하는 양아치 우두머리 광식(김영광) 탓에 영숙만은 본척만척한다.

이상한 삼각관계가 형성된 사이, 폐병쟁이 소희(이세영)가 전학 오면서 이 같은 구도가 깨진다. 중길은 소희와 사귀려고 온갖 ‘비기’를 다 구사하지만, 서울서 내려온 깍쟁이의 ‘내공’은 보통을 넘는다.

그러던 어느 날 소희에 대한 중길의 ‘적극적인’ 태도에 신경이 쓰이던 영숙은 소희의 정체를 눈치채고, 영숙의 입을 막으려는 소희와 그동안 소희가 마뜩잖았던 영숙은 화장실에서 서로의 머리끄덩이를 움켜잡는다.

‘거북이 달린다(2009)’의 이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전형적인 하이틴로맨스다. 논밭을 가로지르는 통학열차 속에서 물고 물리는 삼각관계가 펼쳐지는 모습과 ‘Nothing’s gonna stop us now’ 등의 옛 노래는 1980년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완벽한 충청도 사투리를 기본으로 캐릭터에 녹아든 주·조연의 연기가 돋보인다.

먼저 영화 ‘늑대소년’, ‘과속 스캔들’ 등 흥행 불패를 이어온 박보영은 이전의 청순 발랄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여자 일진 ‘영숙’역을 통해 거칠고 당찬 매력을 선보인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상대를 압도하는 포스, 남자를 보호하는 의리의 여장부 모습까지 색다른 연기 변신이다.

영화 ‘관상’을 비롯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이종석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여심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눈빛 하나, 숨결 한 번에 여학생들을 쓰러뜨리는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역으로 등장해 코믹하고 능청스러운 열연을 펼치며 매력을 발산한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영화지만 세련되지 못한 마무리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의 막판 반전인 중길 아버지(권해효)의 사연은 논리적 비약이 상당하고, 영화적 디테일도 떨어지는 장면들이 나온다.

설 연휴를 앞두고 시골을 배경으로 1980년대의 정서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40~50대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만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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