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40대 여성들의 현실적 공감과 로망을 그린 영화 ‘관능의 법칙’이 오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싱글즈’ 이후 10년, 여성의 심리와 삶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남다른 연출력을 과시해 온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여배우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엄정화·문소리·조민수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40대에 들어선 세 친구 신혜(엄정화)·미연(문소리)·해영(조민수). 성공한 PD로, 안정적인 주부로, 멋진 애인과 살아가는 싱글맘으로 중년의 삶을 즐긴다.

그러나 평탄했던 삶은 조금씩 꼬이기 시작한다. 신혜는 회사 일까지 대신해 주며 기껏 성공하게 해 놓았더니 뒤통수를 치는 애인 때문에 상심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고 생각했던 미연은 착한 남편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한다. 딸내미를 시집 보내고 이제야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즐기려는 해영에게는 뜻밖의 사고가 찾아든다.

아직은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40대 세 여성. 그들은 삶의 위기를 또 한 번 극복하고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영화는 저마다 나름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싶고, 잘나가고 싶고, 누구보다 뜨겁게 불타오르고 싶은 40대 여성들의 열망을 그린다. 화염처럼 타오르는 20~30대의 사랑을 그린 ‘싱글즈’에 비해 다루는 감정의 폭 또한 훨씬 넓다.

‘오르가슴보다 암이 더 어울리는 나이’, ‘우린 누가 관심 가져줄 나이 아니거든?’이란 대사가 툭툭 던져지지만 영화는 사랑에 대한 열망과 본질이 나이와는 상관이 없음을 보여 준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세 여배우의 연기는 영화를 빛내는 요소다. 열연을 펼친 이들은 감독의 연출 의도를 완벽히 소화한다.

권칠인 감독은 지난달 28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싱글즈’ 이후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극장가의 주된 관객층이 30~40대 여성들이 됐지만 막상 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여전히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40대 여성들에게도 20대 못지않은 욕망과 자기 본능이 있다는 생각으로 영화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108분. 청소년관람불가.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