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이색적인 분위기의 첩보액션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초인적 능력을 지닌 스파이가 인류를 위기에 몰아넣으려는 악당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줄거리, 지구촌 곳곳의 명승지를 무대로 한 해외로케, 첨단 신무기, 본드걸을 닮은 여성 등「트리플X」의 얼개만 보면 `007' 시리즈와 흡사하다.

그러나 주인공의 성격은 딴판. 빡빡머리에 몸은 문신 투성이고 자동차 절도도 서슴지 않는 전형적인 반항아다.

이야기는 턱시도 차림의 첩보원이 록 공연장에 숨어들었다가 사살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장면은 반문화 영웅인 신세대 첩보원의 화려한 등장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젠더 케이지(빈 디즐)는 경찰차의 추격을 따돌린 채 스포츠카 페라리를 몰고 다리 난간을 넘어 계곡 아래로 자동차 번지점프를 시도한다. 자동차가 추락하기 직전그는 낙하산을 펴고 착륙해 유유히 사라지고 이 장면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네티즌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는다.

미국 비밀첩보국의 기브슨(새무얼 잭슨)은 비밀리에 몇 차례의 테스트를 거친후 젠더를 후임 첩보원으로 특채한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체코 프라하에서 3차대전을 일으키려는 구 소련군 출신 무정부주의자 요기(마턴 소커스)의 소굴에 들어가 핵무기 발사를 막는 것.

줄거리는 다소 엉성한 듯하지만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절경과 화려한 익스트림 스포츠(롤러 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모터 사이클 등 신세대 스포츠) 묘기는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폭탄으로 눈사태를 일으킨 뒤 파도타기를 하듯 스노보드로 설원을 질주하는 장면이라든지 줄을 매단 화살을 모터보트에 꽃아놓고 패러세일링을 즐기다가 보트로 뛰어내리는 대목 등은 단연 압권이다.

롭 코엔 감독은 「드래곤 하트」와 「데이 라이트」 등 독특한 색채의 액션영화로 이름난 인물. 「분노의 질주」에서 호흡을 맞춘 빈 디즐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21세기형 첩보영화를 만들어냈다.

「트리플X」가 지난 8월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멜 깁슨의 「사인」을 제치고 2주연속 정상을 차지하자 제작사인 리벌루션 스튜디오는 2004년 개봉을 목표로 속편 제작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며 빈 디즐의 출연료(1천만 달러)를 갑절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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