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이 장기화된지 오래다. 요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인천지역 서민들은 지갑이 얇아지고 기근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는 등 최악의 사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다. 이런 실태가 어찌 인천이라는 지역에 국한된 것이겠는가. 온 나라가 이지경인데도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정쟁의 도를 넘어 저마다 헐뜯고 흠집내기에 바쁘다. 정부는 정부대로 나라살림에 줏대가 없이 무수한 말의 성찬속에 무엇하나 현실 인식을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고 보니 백성들은 허기속에 분통만 터뜨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역 일반시민의 생활상으로 본 경제 난국이 가히 심각한 국면에 놓여있음을 실감케 한다. 독서, 영화감상 등 문화생활은 물론 외식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해 울상을 짓는 서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민층을 겨우 벗어난 수준의 중소기업 한 간부의 예를 보아도 얼마전까지 한달에 1~2번 정도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각종 도서를 구입해 독서를 할 수 있는 여유와 영화감상을 했지만 올부터는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고 한다. 등록금 걱정에 잔병을 치러도 병원조차 못가는 신세가 됐다는 푸념은 경제불황이 얼마나 심각해지고 있는가를 짐작케 한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예년 같으면 줄을 이었던 서점가도 한산하다고 한다. 단체손님이 많이 찾는 대형음식점들도 대부분 영업장과 종업원을 줄이고 알뜰경영에 들어갔지만 불황을 버티기에 버겁다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만해도 보통사람이 흔히 겪고 있는 생활상들이다. 이보다 국민총소득이 IMF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추세속에 오죽하면 생활고에 쫓긴 주부가 삶을 참다 못해 자식들을 끌어안고 14층 아파트에서 투신을 택했을까. 이 비참한 현실이 오늘 우리사회의 현주소다. 국민의 60% 이상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기막힌 현실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누구하나 고민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세론을 정부와 위정자는 한번 쯤 관심을 갖고 주시해 봤는지 묻고 싶다.
 
이제 정치권을 비롯한 정부와 경제, 사회 등 각계 지도층은 하루 하루가 고역일 수밖에 없는 서민층의 생활고에 손을 뻗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의 성찬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길일 것이다. 지도층은 민생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시정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리더십도 실천력도 찾아볼 수 없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된 나라치고 흥한 적이 없음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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