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문화 2014년 봄호(통권 82호)
발행인 지용택. 발행처 새얼문화재단. 432쪽.

박근혜정부 출범 1년을 바라보는 각계의 시선을 특집으로 다룬 「황해문화 봄 호」가 최근 출간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여간 벌어진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그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고 동시에 꾸준히 50% 선을 유지하고 있는 지지율에 대한 비밀도 추적한다.

먼저 진보 성향의 학자들에게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언론인 남재희 선생은 특집의 총론 격인 ‘실망하여 되돌아보는 박 정권 1년’을 통해 정권이 보여 준 실망스러운 행보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비판하고, 향후 박근혜정부가 나아갈 길에 대해 조언했다.

남 선생은 새누리당이 대선 직전 복지국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전면에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재정문제 등 여러 어려운 여건을 해결하며 공약을 추진하려는 용감함을 보이기는커녕 “재벌 등 대기업의 저항을 피해 증세하지 않고 노동계층을 억압하고 극우세력과 손잡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 그는 오랜 공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근혜정부가 국내 문제와 외교 문제 모두에서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용감하게 맞섬으로써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충언한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정부 지지율의 비밀-정치적 양극화’를 통해 박근혜정부가 출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전의 다른 정권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이유를 여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장 교수는 2012년 대선 후보별 세대별 득표율과 2013년 1월의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를 토대로 박근혜정권 출범 이후 정치적 양극화가 대선 이전보다 더욱 공고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결국 그는 높은 지지율의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정권이나 국민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여기에 칼럼니스트 박권일은 종북몰이가 우리 사회를 치안에 사로잡힌 사회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거나,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한국의 우익단체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어떻게 폭력적인 활동을 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박근혜정부의 지난 1년을 돌아본다.

황해문화 봄 호는 특집 외에도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박진영의 포토에세이 ‘나와 아내. 그 사이에 있는 독도라는 섬’을 비롯해 하종오·이재무·김선태·길상호·고영·최명란 시인의 신작 시, 박정애와 한지혜 작가의 신작 소설 등을 선보인다.

또 사회의 여러 현안들을 다루고 있는 ‘비평’에서는 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각광받고 있는 알랭 바디우·슬라보이 지제크·조르조 아감벤 등의 철학자들을 비판적으로 조망했다.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저자 이원재. 어크로스 출판. 328쪽. 1만5천 원.

세계가 지금 어떤 사회를 상상하는지에 대한 안내서. 참여, 자립, 달라지는 정부, 알고리즘 사회라는 4개 분야로 나눠진 11개의 기획들로 미래를 바꿀 오늘의 상상을 제시한다.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염원으로 만들어진 유럽연합, 사람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자 한 넬슨 만델라, 빈곤 문제를 다른 금융으로 해결해 낸 그라민 은행 등 어제의 사회적 상상이 오늘의 세상을 바꿔 낸 사례가 어떻게 제안되고 구체화되며 실현됐는지를 보여 준다.

 

   
 

황천기담
저자 임철우. 문학동네. 368쪽. 1만3천500원.
 
1981년 「개도둑」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이후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단재상, 요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 온 저자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설화적 상상력을 담아낸 작품이다.

‘황천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수년 동안 띄엄띄엄 발표해 왔던 작품들을 엮은 것으로 때로는 전혀 다르게, 때로는 아주 긴밀하게 얽힌 다섯 편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
저자 카트린 드 실기. 따비 출판. 352쪽. 1만8천 원.

수세기에 걸쳐 쌓여진 인간과 쓰레기의 복잡한 관계를 인간의 역사가 그들이 남긴 잔재들과 얼마나 긴밀하게 뒤섞여 있는지 쓰레기 전문가인 저자가 알기 쉽게 접근해 소개한 책이다.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차오르는 쓰레기를 막기 위한 전략과 혁신적인 쓰레기 처리 방법을 모색하고 유용한 자원으로, 예술과 놀이의 소재로 변형하는 인간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들려준다.

 

 

   
 

그때는 누구나 서툰 여행 
저자 최혜진. 에디터. 352쪽. 1만5천 원.

“난 왜 이렇게 모든 일에 서툴지? 총 쏘는 것도 제대로 할 줄 모르니 말이야.” 10년 동안 패션지 피처에디터로 주도면밀한 완벽주의자로 살던 저자는 어느 날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남긴 마지막 독백을 보고 돌연 ‘서툴게’ 살겠다고 선언하며 고흐의 무덤으로 떠나버렸다.

이 책은 ‘미숙해도 괜찮은 내면 여행’의 매력을 깨달은 저자가 8년간 유럽의 20여 개 도시를 넘나들며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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