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며칠 전 2014년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인천을 위한 10대 어젠다가 발표되었다. 이렇게 선정된 10대 어젠다는 연구결과와 함께 정당보조금을 받는 새누리당·민주당·통합진보당·정의당에게 각각 전달되었다.

지난 4개월 동안 2014 지방선거 인천매니페스토추진위원회가 인천지역의 경제·재정·행정·문화·교육·복지·교통·환경·여성 등 전문가 160여 명에게 의견을 구하고 1천200명 인천시민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성과이다.

이 10대 어젠다는 중요도의 순서상 다음과 같다. 1)사회적 경제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2)지역경제 활성화, 3)인천시 부채문제 해결 및 재정위기 극복, 4)교육·복지·문화·일자리 등 시민 복리증진을 위한 삶의 질 향상 예산 확보, 4)자립생활센터 지원, 5)자립주택 확대 등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정책, 6)중앙정부의 인천 홀대 극복, 7)신도시와 원도심의 지역균형발전, 8)주민참여예산제 등 시민들의 행정 참여 확대, 9)민관거버넌스의 확대 및 내실화, 10)인천앞바다 도서 및 해양 정책 활성화 등이다.

여기에서 인천시민의 시각에서 가장 중요한 어젠다로 다름 아닌 일자리 마련이 뽑혔다는 사실이 가장 주목을 끈다. 그만큼 인천의 경제가 어렵고 시민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어젠다도 지역경제의 활성화이다. 사실 이 두 가지 어젠다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동시에 발표된 10대 어젠다 가운데 가장 많이 선택을 받았다. 그 다음에서야 인천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를 털고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문제가 세 번째 어젠다로 꼽혔다.

그리고 인천에서는 수 년 동안 중앙정부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부당한 홀대를 끝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또한 신도시와 원도심을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이 동시에 잘 조화롭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여전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항구도시이자 해양도시인 인천에 널려 있는 섬을 어떻게 활용하고 끝없이 펼쳐 있는 바다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해달라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대 어젠다는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반대할 만한 것이 없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우선순위가 다를 것이요, 방법론과 투여할 노력이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0대 어젠다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의 시장이 되고자 하는 후보는 구체적인 정책 매니페스토를 개발해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방향과 강조점, 추진 시간표, 우선순위, 예산 등을 유권자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가 앞으로 4년 동안 인천을 기꺼이 맡길 수 있는 인물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나아가 임기 내내, 그리고 또 다음 4년 뒤에 평가하고 심판할 수 있는 기준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이번 지방선거 어젠다를 선정하면서 인천 유권자의 투표참여 의지가 매우 강해졌음을 재확인했다. 현재 인천시장선거에는 일자리 및 지방경제와 관련된 현안은 물론 수조에 해당하는 부채문제와 재정위기를 풀어야 한다는 과제까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유권자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이는 보다 적극적인 투표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천 유권자가 생각할 때 과거 인천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소속감이 낮기도 하고 투표일에 근무를 해야 하기도 하며 인천을 대표할 정치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특히 현충일을 앞두고 있어 장기간 연휴로 인해 투표율이 낮아질 거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사전투표를 이용해서라도 투표를 하겠다는 유권자가 80%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2014년 인천의 지방선거에서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와 함께 높은 투표참여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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