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수문(민·과천2) 경기도의원

 ‘이스털린 역설((Paradox of Easterlin)’은 1974년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제시한 이론이다. 50년 동안 서양사회의 실질임금 성장에도 행복감은 상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소득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 행복도가 올라가지만 일정 수준을 지나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이다. 지난 50년간 급격한 성장을 통해 세계 경제 규모 15위라는 성취를 이뤄냈음에도 정작 행복수준은 제자리걸음이다. 2013년 유엔 세계행복보고서 기준 41위(총156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행복지수(Better life initiative) 기준 27위(총 36개국)에 머물러 있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의 행복 수준도 156개국 중 17위에 그친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4천 달러를 넘었다고, 복지에 100조 원을 쏟는다고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단기간의 경제성장과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사람과의 관계와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가치보다는 그가 가진 경제력으로 부의 소유에 많고 적음으로 판단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지금 우리는 삶의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아야 하는 시점에 서있다.

특히나 경기도는 그 어느 곳보다 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주변을 돌아볼 겨를 없이 쉼 없이 달려온 곳이다. 경기도의 행정도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진정한 웃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사람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직장인의 정신건강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0년 기준 약 231만 명으로 2004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2011년 한국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천90시간, 1주당 40.2시간으로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직장에서의 보람·성취감 등 긍정정서는 가정생활에 파급되어 전반적인 삶이 행복해지게 한다.

이른바 파급이론(Spillover)이다. 행복한 직장인은 자주 웃고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직장에서 느끼는 부정감정이 아무리 높아도 웃음 등 긍정감정을 경험하면 행복도는 높게 유지된다고 한다.

버클리대 켈트너와 하커 교수는 밀스대학의 1960년도 졸업생 14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졸업앨범에서 웃고 있는 여학생 중 절반은 뒤센 미소(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 나머지 절반은 팬아메리카 미소(입은 웃고 있으나 눈은 웃지 않는 가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여학생들이 27세, 43세, 52세가 될 때마다 결혼생활이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뒤센 미소를 띤 사람들은 약 30년 동안 행복하게 결혼생활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이 없는 삶은 20세기 개발경제 시대의 프레임이다. 가정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일을 우선하던 시대의 생활방식이다. 소득이 높은 나라도, 낮은 나라도 행복방정식의 정답은 다르지 않다. 바로 가족이다.

직장생활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룩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직장생활을 한다면 한 번밖에는 살 수 없는 인생을 너무도 안타깝게 써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띠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하겠다.

특히나 우리의 아이들에게 삶의 가치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먼저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부터 진정한 행복을 위해 무엇에 우선 순위를 두고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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