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저자 솔로몬 노섭. 펭귄클래식코리아. 292쪽. 9천500원.

미국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대에 대한 참혹한 기록을 담은 자전소설 「노예 12년」이 출간됐다. 제71회 골든글로브, 제86회 아카데미상 다수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화제를 불러일으킨 동명의 영화 ‘노예 12년(감독 스티브 맥퀸)’의 원작이다.

‘자유로울 권리, 인간답게 살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 주는 소설은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840년대 노예제도가 횡행하던 미국의 남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자유로운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불법 납치돼 12년간 노예생활을 하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솔로몬 노섭의 실화다.

1808년 뉴욕에서 태어난 솔로몬은 세 아이를 둔 가장이자 성실한 남편이요, 바이올린 연주자로 일하는 자유인이었다. 부부가 쉬지 않고 일해 가난하지만 언젠가는 풍족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았다.

그러던 1841년, 일거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두 남자의 꼬임에 넘어가 길을 떠났다가 납치당해 하루아침에 노예 신세로 전락했다. 제임스 버치라는 악명 높은 노예상인에게 잡혀 있던 솔로몬은 배에 태워져 머나먼 남부의 뉴올리언스 주로 팔려간다.

‘플랫’이란 이름을 달고 다행히도 처음엔 루이지애나 주에 사는 사람 좋은 목사 윌리엄 포드에게 팔렸다. 그러나 주인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자 존 티비츠라는 악인에게 넘겨지면서 끔찍한 고난이 시작된다.

이유 없는 채찍질을 당하는 것은 물론 목에 올가미를 매이기도 하고, 광분한 도끼질을 피해 달아나다 살모사가 넘쳐나는 죽음의 습지를 헤매기도 한다. 죽음의 끝에서 간신히 살아나지만 다시 잔인한 술주정뱅이 에드윈 엡스에게 팔린다.

그 후 가축에게나 주는 음식을 먹고 거친 담요 한 장 두른 채 자면서 동틀 무렵부터 자기 전까지 고된 노동과 생명의 위협, 가학적인 채찍질이 10년간이나 이어진다. 그리고 1853년, 마침내 그는 양심을 지닌 한 백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지옥에서 구출된다.

소설은 노예들의 육체·정신적 고통은 물론, 노예제도가 백인 주인들의 인간성과 도덕성을 어떻게 망가뜨려 가는지를 생생하게 그렸다.

특히 아버지와 남편으로 불리던 저자가 한순간에 노새와 말과 같은 소유물로 전락해 직접 경험한 노예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르포 문학의 가치도 지닌다. 또한 목화밭 경작, 사탕수수 재배와 제당 공장에서 설탕을 생산하는 과정 역시 자세히 담아 농업문화사를 살펴보는 데도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저자 윤석천. 왕의서재 출판. 279쪽. 1만4천 원.

경제비평가인 윤석천이 우리가 알기 어려운 불편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친다. 그는 거짓은 아니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교묘히 피해 가거나 다른 중요하지 않은 사실에 관심을 집중시켜 진실을 왜곡시킨 28가지 경제기사를 살펴본다.

 주식시장의 전망은 기관과 외국인들에게만 좋다는 진실, 재벌과 대기업의 높은 성장세엔 99%들의 희생이 있다는 진실 등. 저자는 이러한 경제기사에 의문을 던지고, 그 뒤편의 불편하고 낯선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간다.

 

 

   
 

포커스
저자 대니얼 골먼. 리더스북. 412쪽. 1만8천 원.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EQ 감성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이 신경학과 심리학이 다양한 형태의 ‘주의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산만함으로 인해 우리의 집중력이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충고하고, 성공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날카롭게 가다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지켜낸다는 것 
저자 팡차오후이. 위즈덤하우스. 325쪽. 1만5천 원.

중국의 차세대 학자로 손꼽히는 저자 팡차오후이가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동안 강의했던 칭화대 인문 강의 ‘유가경전입문’을 정리한 책. 가장 오래된 자기계발의 코드라고 할 수 있는 ‘수신’에 대해 유가의 선인들이 성찰한 아홉 가지 덕목을 소개한다.

논어·대학 등 유가의 경전과 채근담 등의 잠언을 넘나드는 저자는 ‘A의 뜻은 B이다’식의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경전 해석을 뛰어넘어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부모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저자 송재환. 글담 출판. 288쪽. 1만3천800원

자녀교육의 지혜를 동양의 고전 속에서 찾은 책이다. 저자는 선현들이 오랜 수학 끝에 깨달은 자녀교육의 지혜가 고전 속에 들어있다고 이야기하고, 논어·맹자·소학 등 고전 속에 담긴 지혜를 자녀교육의 길잡이로 삼아 흔들림 없이 자녀를 키우도록 안내한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자 10여 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만나 온 저자는 자녀교육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이 책에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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