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분장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 6일 국내 극장가에 걸렸다.

‘크레이지(2005)’로 주목받은 캐나다 출신의 장 마크 발레 감독이 에이즈 진단을 받고 7년 만에 사망한 론 우드루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방탕한 생활을 하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전기기술자 우드루프(매튜 맥커너히 분). 갑자기 쓰러져 정신을 차려 보니 병원이고, 설상가상으로 의료진은 그의 생명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에이즈란 ‘호모만 걸린다’고 알고 있던 우드루프는 그제서야 남녀 간의 부적절한 성 접촉으로도 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원에서 준 치료제가 고통을 더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우드루프는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에이즈 치료제를 몰래 구해 먹고 효과를 본다.

그는 미승인 치료제를 멕시코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나서 밀수에 뛰어들어 큰돈을 만진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동성애자 레이언(자레드 레토)과 한 달에 400달러만 내면 금지 약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만들지만 FDA의 단속이 시작되면서 수세에 몰린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에이즈 환자의 남다른 투병기를 그린 영화는 동성애를 혐오하던 한 마초남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담아냈다.

죽음에 직면한 한 인간이 얼마나 변할 수 있는가라는 차원에서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하는가 하면, 앞두고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 론을 보며 FDA의 무능과 의사들의 관료화를 지적하는 시선에 동조하게 된다.
무엇보다 영화는 매튜 매커너히와 자레드 레토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것만으로 진한 인상을 남긴다. 두 배우는 에이즈에 감염된 말기 환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위해 각각 20㎏, 14㎏을 감량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더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적 성장을 보여 주는 두 배우의 연기는 단순히 ‘잘한다’로 표현하기 아쉬울 정도다.

영화는 아카데미 3관왕뿐만 아니라 올해 제71회 골든글로브와 제50회 방송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도 남우주연상·조연상을 차지했다. 또 시카고·라스베이거스·워싱턴D.C·L.A·뉴욕·샌디에이고 등 총 6개 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영화공간 주안 상영.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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