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3년도 교육지표 분석결과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 대비 교육비 규모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30개 회원국과 18개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OECD의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대비 학교교육비가 회원국 평균인 5.5%보다 1.6%포인트 높은 7.1%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수치는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치이다. 초·중등 교육의 경우 사교육비 부담이 높은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공교육에서도 민간부담률이 OECD 평균치의 2배를 넘고 있으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비 지출이 이렇게 높은데도 불구하고 공교육 여건은 오히려 나빠서 학급당 학생수나 교원 1인당 학생수가 OECD 평균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이처럼 열악한 공교육의 여건으로 공교육 위기론이 제기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더욱 사교육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해마다 교육정책이나 제도가 바뀌고 일선 교육현장을 개혁한다고 하지만 해마다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있으며 공교육의 내실화는 허황된 구호에 그치고 있다. 사립과 공립학교는 물론이고 학교마다 차이가 나는 교육여건을 상향평준화하기 위한 공교육 내실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는 물적 인적투자가 필수적이며 겉보기만 그럴듯하게 바뀌어서 될 일도 아니다. 교육현장에서의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사회가 고질적인 학벌지상주의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한 사교육비 투자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명문대학을 나와야만 일류기업에 취업이 되고 그것이 곧 미래가 보장된다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과도한 교육열과 배타적 경쟁의식은 지속될 것이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유치원에 들어갈 때부터 조기영어교육이니 특기교육이니 해서 아이들은 학원으로 개인교습으로 끌려 다니고, 공교육이라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방과 후에는 모조리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입시에 내몰리면서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에 오직 공부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때문에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학벌지상주의를 타파하는 일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는 사교육을 뿌리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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