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부 군 망명기
저자 조혁신. 도서출판 작가들. 310쪽. 1만2천 원.

두 권의 소설집을 통해 우리 시대 서민들과 밑바닥 삶의 희망과 절망을 절묘하게 보여 줬던 인천의 작가 조혁신이 첫 장편소설 「배달부 군 망명기」를 출간했다.

앞서 첫 소설집 「뒤집기 한판(2007)」을 통해서는 고단한 삶의 실상을 넘어서는 도시 서민들의 인정과 해학을, 두 번째 소설집 「삼류가 간다(2010)」에서는 우리 시대 삶의 절망적인 면모를 드러냈던 그다.

작가가 만 3년 만에 출간한 첫 장편소설 「배달부 군 망명기」는 우리 시대 하층민들이 처한 고립적이고 절망적인 상황을 뒤로 물리고 그 대신 끊임없이 하층민들의 삶을 옥죄고 억압하는 주류사회에 대한 저항과 분노를 펼쳐 보여 준다.

지역언론의 노조위원장을 맡아 현실의 속내를 치열하게 겪고, 한동안 필리핀에서 지냈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한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의 창작 의도에 대해 작가는 “비극적 존재의 삶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그들 당사자에게는 너무나 억울한 일이었다. 그들은 자본주의에서 깨지고 터지고 일터에서 쫓겨나고 짐승처럼 일하다가 죽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순간 나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떠올렸다.

 비극적 삶을 희극적으로 그리고 자본주의를 희화하며 자본주의의 심장을 찌르는 이야기들을 말이다. 비주류들이 다시 자본과 ‘맞짱 뜨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듯 소설은 하층민을 대변하는 배달부와 배달순 남매, 이들과 연대하는 하층의 지식인들이 자본과 권력에 대해 통쾌하게 설욕하는 통쾌담을 담았다. 여기서 작가는 권력자들과 자본가들의 추악한 몰골과 그들의 앙상한 논리를 풍자로 일그러트리고, 기생하는 언론과 지식인들을 끝없이 조롱한다.

또한 그는 자본과 권력의 추악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만담이든, 만화든, 판타지든, 무협지든, B급 영화든, 포르노든 상관없이 소설에다 가져다 쓸 수 있는 형식이란 형식은 마구잡이로 차용’하는 종횡무진의 서사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기실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이 소설의 재미는 기성 권력에 대한 통쾌한 복수의 서사와 이를 능란하게 끌어가는 작가의 풍부한 서사적 재능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앞으로 닥칠 일들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배달부 군 남매와 마피디, 잊혀진 전사 등이 풀어놓을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몫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이야기가 진짜 알짜가 돼야 한다”고 적었다.

조혁신은 1968년 의정부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고 인하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계간 「작가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편, 출판기념회는 4일 오후 7시 창영동 스페이스빔에서 열린다.

   
 

마음에 박힌 못 하나
저자 곽금주. 쌤앤파커스. 325쪽. 1만4천 원.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 “인간의 마음은 콤플렉스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듯이, 누구에게나 콤플렉스는 존재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열여덟 가지 콤플렉스의 유래와 원인, 내면의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신화 및 문학작품의 인물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낸다.

 

   
 

은주
저자 권비영. 청조사 출판. 400쪽. 1만3천 원.

「덕혜옹주」의 저자 권비영의 장편소설. 부모의 폭력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은주’가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스스로의 반성과 통찰의 시간을 보낸 후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작가는 가족 해체와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현상을 돌아보며 인간관계의 소중함은 물론 소통·교류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월급쟁이 부자들
저자 이명로. 스마트북스. 320쪽. 1만5천 원.
40대 월급쟁이 부자들에게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관계에서라도 돈거래를 할 때에는 신용을 지켰다는 점, 젊었을 때 자신의 꿈과 직업에 투자했다는 점, 부부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가정을 중요시했다는 점 등이다.

 책은 평범한 월급쟁이 부자들에게서 이러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들의 돈에 대한 철학과 태도, 돈 모으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 새물결 출판. 320쪽. 1만7천500원.

세계적으로 저명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과 멕시코 출신의 여성 사회학자 시트랄리의 대담을 엮은 책.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우리 시대가 부딪친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유동적 현대’라는 관점에서 우리 시대를 읽으면 얼마나 많은 새로운 관점이 보이는지를 국가와 정치, 힉스 입자와 인공 자궁까지 전방위로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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