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지 부부
저자 박건우. 소담출판사. 335쪽. 1만3천800원.

“우리는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예언가도 아니라서 막연한 미래를 예측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린 앞으로도 머릿속의 ‘번뜩임과 끌림’을 생생히 안은 채 지금처럼 자유롭게 살아갈 거라는 점이다.”

‘머리를 자를 바엔 직장을 때려치우는 게 낫다’, ‘연애는 생략하고 바로 결혼부터!’, ‘똥을 부정하는 것은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라 외치는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철학의 소유자, 박건우. 최강의 생활력과 뛰어난 현지 적응력을 자랑하며 솔직하고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삶을 사랑하는 여자, 미키.

새 책 「글로벌 거지 부부」는 자칭 ‘대한민국 사회 부적응자’ 박건우와 ‘일본 활동형 히키코모리’ 미키가 만나 오로지 감(感) 하나로 결혼한 뒤, 스스로 글로벌 거지 부부라 이름 짓고 집도 절도 없이 국외를 떠돌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저자 박건우는 고등학교 시절 교무실에서 한 달간 체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퇴학을 당하자 기타 하나 달랑 메고 전국을 떠돌며 밴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20살에 노약자용 세발자전거로 일본 열도를 누비며 노숙하고, 26살에 동남아 여행 중 태국에서 9살 연상 일본 여인을 만나 손톱 때와 비듬에 반해 두 번째 만남에서 청혼했다.

 이때 수중에는 27만 원이 전부였다. 결혼 후에는 둘이서 함께 인도·라오스·태국 등지의 동남아시아를 떠돌며 정확한 직업도 거주지도 없이 잡다한 재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부부는 단출한 배낭을 메고 돈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언제든 내키는 대로 여행을 떠난다. 집도, 돈도, 직업도 없지만 이들은 국적, 연령, 조건, 환경 등 그 어떤 제약과도 무관하게 행복한 결혼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아울러 모든 사회적 관습과 편견을 사뿐히 뛰어넘으며 무엇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인지 우리에게 직설적으로 되묻는다.

달랑 편도행 티켓 한 장을 손에 든 채 돌아올 곳을 정해 놓지 않고 떠나 매순간 정면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거지 부부’에게는 여행의 낭만보다는 외려 삶의 치열함과 순수함, 그리고 진정한 자유가 느껴진다.
원초적이며 매순간 예측 불가능한 이들의 행보는 우리 삶의 고된 여행길에 충분한 위로와 힘을 건네며,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휴먼스 오브 뉴욕(Humans of New York)
저자 브랜던 스탠턴. 현대문학. 360쪽. 1만7천800원.

뉴욕 채권중개인 출신 사진작가 브랜던 스탠턴이 3년간 수천㎞를 걸으며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찍은 사진 중 가장 인상 깊은 초상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발레리나 대신 서커스 곡예사가 되기로 한 여성, 우주복을 입고 지하철을 타는 남성,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20년 만에 재회한 한국인 여성과 미국인 남성 커플 등 각자의 사연과 감동이 있는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지대
저자 줌파 라히리. 마음산책. 548쪽. 1만4천800원.

오헨리 문학상, 퓰리처상 등을 수상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줌파 라히리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선택으로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 두 형제와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친밀한 두 형제와 이들의 아내가 된 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4대에 걸친 개인사를 들여다본다. 1960~70년대 인도와 미국을 배경으로 시대와 개인,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저자 에바 일루즈. 이학사. 584쪽. 3만5천 원.

소비 자본주의와 긴밀히 연관돼 있는 현대인의 사랑 경험을 정교하게 풀어낸 책. 친밀한 저녁 식사에서 열두 송이의 붉은 장미에 이르기까지, 로맨스의 모든 상징이 민주적 소비 관행을 전파하는 광고와 미디어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폭로한다. 지난 2000년 미국 사회학회 감정사회학 분야 최우수도서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사람들은 왜 피곤하지 않을까
저자 박민선. 한빛라이프. 252쪽. 1만3천 원.

스웨덴 왕립 의과대학 출신의 저자가 스웨덴 스타일로 피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운 책이다. 세계 4대 장수 국가 스웨덴 사람들이 ‘어떻게 피로를 만들지 않는 삶’을 사는지 소개하고, 현재의 몸 상태와 자신이 느끼는 피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전문의의 입장에서 안내한다. 소홀히 넘기기 쉬운 피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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