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국 사회2부
 지난해 고양시 부시장으로 퇴직한 뒤 관리관급에 준하는 대우를 3년간 보장받는 킨텍스 부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가 있다. 그는 몇 년 전 부이사관으로 의정부 부시장을 지낼 때 민선5기 고양시장에 취임한 최성 시장이 경기도청 내부의 인사서열을 깨는 무리를 감행하면서까지 파격적으로 발탁해 이사관 승진과 함께 부시장으로 근무해 온 인물이다.

실제로 그가 재임시절 얼마나 많은 애정을 최 시장에게 받았었는지 고양시 소속 2천여 공직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최 시장은 나름의 오해와 무수한 견제 속에서도 부시장 퇴임을 앞둔 그를 지금의 자리로 옮길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했다. 또한 그의 부시장 퇴임 때에는 역대 최고로 화려한 퇴임식을 연출해 주고 앞으로 그가 펼쳐 나갈 제2의 인생길을 환히 밝혀 주며 아낌없이 축하했다.

그런데 최근 두 사람 사이에 시베리아성 냉기류가 흐르고 있어 지역사회에서 편치 않는 입방아가 오르내리고 있다. 사연인즉, 지난해 말 이들 두 사람이 모처럼 만나 허리띠를 풀고 회포를 나눈 자리가 마련됐는데 바로 이 자리가 사단을 몰고 왔기 때문이란다. 서로의 측근 몇몇과 함께한 조촐한 식사 자리의 밥값(?)이 시비거리로 불거졌던 것이다. 자연스레 최 시장은 상대방이 밥값을 낼 줄 알았던 반면, 상대방은 더치페이를 생각해 서로의 입장차가 빚어낸 촌극이 연출된 탓이다.

이는 결국 양측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했고, 요즈음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또다시 미묘한 기류를 타고 ‘이유 있는 한 편의 코미디’로 지역사회에서 빠르게 회자되고 있다.

생각하면 세인들은 자신이 상사로 모시던 이를 만나 식사 자리를 함께하면 당연히 ‘모신다’는 예의를 갖추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제게도 말 못할 사정이 있었고 또한 정치적으로 미묘한 얘깃거리도 있었고…”라는 알 수 없는 여운과 함께 말을 아꼈다.

과연 그렇게나 다정했던 그네들이 드리운 이런 딱한 모습을 지켜보는 고양시 공직자들이 갖는 허탈감은 어떨까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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