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보건교사를 두고 있다. 2012년 통계로 초등학교 71.6%, 중학교 51.3%, 고등학교 68.1%, 특수학교 85.3%가 보건교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에 보건교사가 가장 낮은 비율로 상주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초·중·고·특수학교 평균 65% 이상이 보건교사를 두고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책임지게 하고 있다. 초·중·고·특수학교는 학교보건법이 건강검진과 환경에 관해 규칙을 정하고 있어 법에 의해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있다.

또한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 건강보험법에 의거한 건강검진을 받게 돼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고등학생까지와 직장인들, 자영업자들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본인의 의지가 있으면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잡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특성상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건강관리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 이들에 대한 공백이 있는 형편이다. 학내에 보건진료소나 건강증진실을 두고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주 며칠을 근무하면서 간단한 진료를 하고 간호사는 건강검진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대학들이 있다.

이를 예산 지원해 대학생들의 건강문제에 관해 학교에서 책임지고 있는 이상적인 대학들이 있으나 다수는 아니다. 반면에 형식적으로 건강증진실을 두고 건강증진 프로그램이나 검진 프로그램이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대학마다 구성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지원하는 체계가 운영자의 철학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남녀공학은 공학대로, 여학교는 여학교대로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건강문제가 다르게 나타난다. 남학생이 많은 곳은 운동하다가 생기는 사고, 외상이나 근골격계 문제가 많고 여학생은 생리통과 같은 문제로 건강증진실을 방문한다.

계절에 따라 환절기에는 호흡기계 문제로 방문 학생이 많으며, 학년별로도 방문 횟수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간호사의 역량에 따라, 그리고 예산이나 운영진들의 관심에 따라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도 다양함을 알 수 있는데 가장 많이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현재 금연이며 그 외에 비만, 성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이 흔하게 운영되고 있다.

건강증진실이나 보건진료소는 대학생들이 건강한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시설이며, 대학생의 건강을 위해서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서는 학생에게 등록금 환원하는 정도로 장학금 지출을 지표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가장학금제도가 생기면서 많은 학생들이 장학 혜택을 받고 있고 이를 대학의 장학금 혜택 정도로 홍보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지불하는 등록금을 정말로 환원하고 있는 정도는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대학이 학생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하는지는 복지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지를 보면 할 수 있다. 학생들의 건강관리체계는 대학에는 꼭 있어야 하는 항목이며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대학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데 평가체계에 이 부분에 대한 항목이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대학당국에서는 어쩔 수 없이라도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는 학교보건법의 관리 하에 건강관리가 돼야 하는 당위성을 법적으로 가지고 있으나 대학생은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므로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단계에서 가장 불쌍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20대에 사망 원인 1위 자살, 20대부터 시작되는 만성질환 등 이러한 건강문제를 가장 건강한 나이라고 이대로 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보건복지부, 교육부 그리고 대학당국 등 관계자, 대학생 당사자들에게 묻고 싶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