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선거 때마다 있는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이 신문이나 TV에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많은 지역의 많은 후보자들이 하나같이 자기만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인 양 표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들 가운데는 4년마다 단골로 등장해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후보들도 있다.

물론 인물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그동안 지역 문제를 걱정하고 관심을 갖고 각종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 누구인지, 도덕성이 완벽하게 갖춰졌는지, 권력에 편승하고 기득권을 갖기 위해 아부나 하며 살아온 인물은 아닌지,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봉사한 사람인지, 진정 주민을 대표하고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검증된 인물로 주민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청사진을 자신있게 제시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인지, 또는 벼슬하겠다고 불법이나 탈법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선거운동기간 유권자들 앞에서 굽신거리다 선거 끝나기 무섭게 주민 위에 군림할 사람은 아닌지 확실하게 검증하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지역 향우회나 도민회를 선동, 유권자들을 동서로 가르고 남북으로 가르는 못된 버릇과 학연·혈연을 찾아 정실주의를 앞세우는 선거풍토, 과거처럼 자신의 명예나 부(富)를 위해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몇몇 정치꾼들의 유혹에 이리 쏠리고 저리 달려가는 행태를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흔히 인생은 예술이다 또 자연은 예술이라고 말을 한다. 거기에 정치도 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가 예술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모양이 멋있고 여유 있고 자연스럽고 핵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소재가 되고 행복을 주제로 정책이 작법이 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정치가의 능숙한 작법에 의해서 행복이라는 주제가 국민 속에 고루 퍼져 나라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때 정치는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판은 예술은커녕 난장판이 되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중앙정치뿐만 아니라 지방정치인들도 자기가 속한 정당 내에서도 어느 쪽이 손해를 보느냐 이익을 보느냐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이해가 대립되면 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느 선에서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헐뜯고 싸움질이나 하는 정치판은 예술이라고 할 수 없다. 정치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 방법은 전적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계획이 돼야 한다. 과거 선거 때만 되면 선거판은 온통 지역 정서로 온 나라가 갈래갈래 찢어졌던 사실이 있다.

그때 푸대접론과 차별론 그리고 무보상론, 또 핫바지론과 식민지론을 주장하며 자기 고향이 가장 못살고 괄시받고 있다고 선동해 급기야 조그만 나라가 동서로 갈리고 남북으로 갈라져 패거리정치로 지역민들을 편 갈라 놓았던 일을 기억하게 된다.

이제 6·4 지방선거는 지역을 선동하는 정치를 지양하고 지역의 장래와 관련된 정치적 쟁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는 예술이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잎이 무성한 한 그루의 나무를 생각해 보자.

뿌리로부터 수분과 영양분이 공급되고 가지와 잎이 싱싱하게 자라서 그 끝에 수많은 꽃이 피었을 때 그 나무는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도 그렇다. 구긴 데 없이 시원스럽게 모든 일이 처리됐을 때 가지와 잎은 살찌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는 예술이다’라는 말을 들으려면 이번 선거는 지역 발전을 위해 배짱과 소신 그리고 머리 좋고 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순간의 선택이 4년간 지역농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 잘못 뽑아 놓고 후회하지 말고 월급을 더 주고서라도 열심히 일해 농사를 풍년으로 만들 일꾼을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한 유권자가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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