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생들의 학생봉사활동이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을 실천하는 인성교육의 장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봉사활동이 원래의 취지와 다르게 형식에 치우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갖춘 민주시민 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부터 실천위주의 인성교육 강화 차원에서 실시돼 왔다. 과거의 교과위주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소홀해진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체험중심의 인성교육 내실화를 주요과제로 전국적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학생봉사활동을 교육과정에 편입, 연간 2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해서 쌓은 실적을 상급학교의 입학전형자료와 취업시에 평가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할 만한 장소나 할 일이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기본 인식 미흡으로 시간때우기식의 겉치레 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학생들이 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복지시설이나 공공기관 농어촌 등의 일손돕기 활동,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 군부대 등의 위문활동, 사회교육 교통안전지도 등의 지도활동, 공공질서 확립 환경보전 등의 캠페인 활동, 불우이웃돕기 등 자선구호활동, 자연이나 문화재 보호 등 환경시설보존 활동 등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주로 방과후나 주말, 휴일, 방학기간 등에 집중돼 있어 정작 일손이 필요할 때는 사람이 없거나 한꺼번에 많은 봉사자들이 몰려 혼란을 초래하는 등 체계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게 현장의 소리이다.
 
더욱이 봉사활동 확인서의 시간을 부풀리거나 실제 봉사활동을 하지 않고 허위로 확인서를 발급하는 등 파행운영으로 교육상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청소년자원봉사센터 등 관련단체에서는 학교와 봉사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해 봉사 활동의 내용, 시간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또 지역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데이터 베이스화 해 교육당국의 엄격한 지도 감독으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게 시간때우기식이 아니라 참된 봉사정신을 함양하는 사전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봉사활동 후 실습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거나 개인별 기록부를 작성토록 하는 등의 운영상의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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