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문 변호사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지명과 사퇴, 이 일로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대법관 출신으로서 5개월간 16억 원을 벌었고, 총리 지명 하루 전 11억 원을 사회에 환원했었다. ‘하루 1천만 원’이란 돈을 번 셈이다.

여론은 들끓었다. 기부금 3억 원을 낸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총리 지명자로서 체통이 서지 않는 자세다. 흔희들 이런 경우 금 변호사라고 한다. 변호사 생활을 30년 가까이 해 오고 있지만 5개월간 16억 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허탈하기 이를 데 없다. 국민검사라고 알려졌던 사람의 실체 모습이다. 권력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의 처세 그 자체다. 세상이 그만큼 어둡다는 뜻이기도 하다. 총리가 무엇이길래….

부도덕한 자신의 소득을 감출 수 있다고 판단해서였을까? 아니면 정치적 욕망을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충분히 보수 언론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변호사업을 개업하고 최소 5개월간 16억 원의 수입을 얻었다면 바로 권력에의 길은 포기해야 했을 터다. 그게 상식이다. 안대희 씨는 수재 아니던가? 대법관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말이다. 시쳇말로 갈퀴로 돈을 긁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는 액수다.

6월 4일이 선거날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반전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국민검사, 강직한 중수부장, 대법관 출신의 안대희를 총리 지명자로 내정했었다.

출세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으로서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사회의 도덕불감증을 느낀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도 우리는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고향 사람끼리 봐주고 밀어주고, 대학 동문끼리 밀어주고 당겨주고, 뇌물을 통해 보이지 않게 서로 봐주는 관피아의 실태가 드러나는 과정을 겪었다.

유병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던 인사들의 모습이 언론에 드러났다. 그들이 모두 요직에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권력의 장에서 보여지는 인사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청와대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안대희 후보자 지명에 다시금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금 변호사 전관예우’를 받던 인물을 ‘관피아 척결’의 적임자로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이 너무나 어처구니없다.

검증을 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또다시 자신의 수첩에서 안대희를 꺼냈을 것이다. 이 부분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독선이 아니면 무능하거나 자신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전관예우 전력에 대한 예측을 못했다면 이는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후보 지명을 강행했다면 이는 직무유기가 된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안대희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이든 아니면 비서실장인 김기춘의 생각이든 간에 청와대의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 후임 총리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우리 사회의 제반 문제를 종합적으로 수술해야 할 책임이 있는 총리다.

진실로 국민을 위해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권력 주변의 인물만을 생각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에 이제는 국민들이 지친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실패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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