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카이머(독일)가 제114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나흘 내내 단독 선두를 질주한 끝에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왕관을 차지했다.

 카이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7천56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어려운 코스 세팅을 극복하고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71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 에릭 컴프턴(미국), 리키 파울러(미국·이상 1언더파 279타)를 8타 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8타 차는 역대 US오픈에서 네 번째로 큰 타수 차 우승이다.

 2010년 PGA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왕관을 쓴 카이머는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장식하며 전 세계랭킹 1위의 자존심을 세웠다. 우승 상금은 162만 달러(약 16억5천만 원).
 독일 선수가 US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카이머가 처음이다.

 카이머는 4년 전 PGA챔피언십 우승 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한동안 우승을 못해 ‘잊힌 세계랭킹 1위’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까지 제패, 강자의 입지를 다시 굳혔다.

 5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카이머는 우승 경쟁자들이 줄줄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전반에 1타를 줄여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카이머가 13번홀(파4)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을 때 2위 그룹과의 격차는 8타로 벌어졌다.

 카이머는 이후 16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18번홀(파4)에서 5m 거리의 파퍼트를 성공, 멋지게 마무리하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달 어머니의 날에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에게 플레이어스 우승컵을 선사한 카이머는 아버지의 날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이제는 독일에 계신 아버지에게도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31·타이틀리스트)는 3오버파 283타를 쳐 공동 12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으나 1타 차로 공동 10위 안에 들지 못해 내년 US오픈 출전권을 놓쳤다.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12오버파 292타를 적어내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2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공동 4위(1오버파 281타),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은 공동 9위(2오버파 282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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